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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호소할 곳이 민주당 말고 더 있나요”…‘고도제한 토론’에서 쏟아진 주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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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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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강서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정책토론회 열려
질의응답서 일부 주민들 ‘기다리라’ 취지 정부 답변에 지친 기색
일부는 “20년을 기다렸다”거나 “민주당 말고 호소할 곳 더 있나” 반응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수도권 서부 지역 고도제한 피해”
토론회 발제자들 ‘장애물제한표면’ 만들어진 지 오래된 점 지적…신개념 필요성 부각도
국토부는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 등 필요하다는 입장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곰달래복지문화센터에서 열린 ‘강서구 고도제한 완화 및 지역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김경 민주당 서울시의원(사진 가운데)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성환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 김연명 한서대학교 항공산업공학과 교수, 윤성배 국토교통부 공항안전환경과 과장, 장재민 한국도시정책연구소 소장.

 

“우리가 호소할 곳이 민주당 말고 더 있나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곰달래복지문화센터에서 열린 ‘강서구 고도제한 완화 및 지역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일부 주민들이 답답함을 호소하며 좌장인 김경 민주당 서울시의원 등을 비롯해 단상에 오른 발제·토론자들에게 이같이 물었다.

 

자신을 강서구 주민으로 소개한 이들의 이러한 반응은 윤성배 국토교통부 공항안전환경과장, 김 시의원, 항공안전기술원장을 지낸 김연명 한서대학교 항공산업공학과 교수, 신성환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 장재민 한국도시정책연구소 소장과의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한 주민의 “국토부는 균형발전을 말로만 하지 말고, ‘기다리면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말해야하지 않냐”는 지적에 김 시의원이 “구체적인 부분은 주제를 잡아 토론하고 관련 전문가들이 오면 답변을 드리겠다”고 답하자,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가 호소할 데가 민주당 말고 더 있느냐’는 말이 들렸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곰달래복지문화센터에서 열린 ‘강서구 고도제한 완화 및 지역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주민들이 발표 자료를 보고 있다.

 

주민들의 이 같은 반응은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포공항 이전’과 같이 공항 주변 환경 개선·발전 관련 공약을 내세웠던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면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세웠었다.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송영길 전 민주당 당 대표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강서와 양천이 (김포공항) 고도제한으로 피해를 보는데, 김포공항 문제가 해결되어야 개발되는 것처럼 계양에도 그 (김포공항 활용) 영향이 미친다고 (이 후보에게)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달 3일 제주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관해 “수도권 서부 지역은 김포공항으로 인한 고도제한이나 소음피해가 있다”면서 “사회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분들에게 계속 고통을 강요할 수 있느냐”는 말로 ‘주택공급 확대’가 김포공항 이전 주장의 이유 아니냐던 당시 강훈식 후보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토론 개회사에서 김포공항 주변 고도제한으로 강서구민의 재산권이 제한을 받고 있다며 관련 법 개정 검토 중이라 밝혔고, 같은 당인 김 시의원도 “김포공항 이착륙으로 고도제한이 오랜 기간 (지역 주민들의) 한이 된 것 같다”며 “토론회를 통해 (주민들의) 희망과 믿음, 확신이 드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역 주민들을 달래는 자세를 취했다.

 

강서·양천구와 경기도 부천 일부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 주민의 숙원으로 알려진 김포공항 주변 건축·구조물 고도제한 완화를 향한 관심을 증명하듯 이날 토론회는 주민과 토론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 진행됐다. 장애물제한표면 등 항공학적 요소를 설명한 토론회 전반부보다 참석자들과 주민 사이 질의응답이 이뤄진 후반부의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더 활발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토론회를 반기기보다 ‘기다리라’는 취지로 반복된 정부의 입장에 지친 쪽에 더 가까워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나타내듯 한 주민은 “(고도제한 완화를) 20년이나 기다리고 있다”고 질의응답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 교수와 신 센터장은 장애물제한표면 개념이 만들어진 지 수십 년 지난 점을 지적하고 관련 신개념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필요성을 부각했다. 장 소장도 “공항 주변 지역 주민은 오랜 기간 고도제한으로 재산권 행사와 항공기 소음 등으로 지역발전에 제한을 받아왔다”며 “김포공항 주변 지역은 상대적으로 발전이 느린 편으로 인프라도 미비해 주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1층 도착층 전광판에 도착 예정인 항공편이 안내되어 있다.

 

앞서 국토부는 2019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공항주변 고도제한(장애물제한표면) 관련 국제기준 개정을 추진 중이며, 2022년까지는 개정안을 작성해 2024년과 2026년에는 각각 개정안 발효와 체약국 적용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ICAO 전담조직에 참여해 적극 의견을 전달해왔고, 국내의 제도 기반 마련을 위해 공항시설법령 개정과 항공학적 검토위원회를 구성·운영해왔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국토부는 공항 상공에서의 안전한 선회 접근 확보를 위해 활주로 중심선 끝에서 60m 연장한 지점으로부터 반경 4㎞ 원호를 그려 형성하는 높이 45m의 표면인 ‘수평표면’을 비롯한 장애물제한표면 완화와 관련, 항공기 안전 직결 문제여서 모든 체약국이 민감하게 인식하는 사안이므로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이 계속해서 필요하다는 입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가 ICAO 체약국으로 국제민간항공조약과 부속서 표준과 방식에 부합하도록 항공학적 검토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해야 하는 만큼 실질적으로는 국제기준 개정의 선행을 전제로 국내 적용이 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한다.

 

이에 강 의원은 “도심 인근에 공항이 있을 때는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하여 공항 주변에 고도제한을 설정하게 되어 있다”며 “강서구는 오랫동안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지역발전 역시 더디고 느릴 수밖에 없다는 원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법에서 따르는 공항 주변 건축물 고도에 대한 국제기준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1944년에 만든 규정으로 항공기술이 발달한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규제라는 지적이 있다”며 “강서구청 산하 항공고도제한완화위원회가 출범과 35만 구민의 서명운동이 이어져 고도제한 완화를 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기구(ICAO)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조건이 법에 남게 되면서 수년이 지난 아직도 진척이 더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대착오적인 기준으로 인해 강서주민 여러분의 재산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에 항공학적 검토위원회가 항공학적 검토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때에는 국제기준을 고려하도록 하는 임의규정으로 공항시설법 개정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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