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응천 “보그 내부사항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특혜’ 질문에는 “그런 적은 없다”
청와대가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의 한복 화보 촬영 무대로 활용된 데 대해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25일 “세계적으로 망신당한 것 아니냐”는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타를 받았다.
최 청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지속해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건 결국 현 정부가 계획 없이 섣부르게 (청와대) 개방을 추진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느냐”는 임 의원 질문을 받았다.
화보 촬영을 청와대 개방 일환으로 생각했다는 최 청장은 이어진 “문화재청에서는 패션 잡지와 함께 한복패션을 홍보하기 위해 했다고 하는데, 이게 한복으로 보이냐”던 임 의원의 비판에 ‘변형 컨셉으로 보인다’는 취지 답변만 했을 뿐 별다른 말을 하지는 못했다.
임 의원은 “(컨셉을) 변형시켜도 누가 이걸 한복으로 보겠냐”면서 “지금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청와대 사진 다 내렸고, 한복 문화 홍보라고 했는데 세계적으로 망신당한 거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최 청장은 “이걸(촬영을) 하게 된 (배경은) 올해 7월 한복생활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캠페인의 일환”이라며 “보그에 대해 긴밀한 검토와 내부사항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화보 촬영 특혜를 주려고 개방한 건 아니지 않느냐”는 임 의원의 지적에는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사전에 (화보 촬영이) 승인된 경위를 보고해 달라”며 “향후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잡아 달라”고 최 청장에게 당부했다. 이어 “(청와대에는) 국가 위상이 있다”며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화보 촬영(처럼) 돈이 되는 촬영에 쓰이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최 청장의 대국민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문체위원장인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문화재청의 미숙함이 대통령과 대통령실 부담을 자초했다고 본다”며 “공공기관과 기업의 협업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협약서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청와대 역사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세계적인 유명 잡지와 계약했다는 자체로 홍보 효과가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한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잡지도 내리고 문화재청이 기대한 홍보효과도 없다. 한복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사진도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제가 보기에는 일 처리가 무사안일하다고 생각된다”며 “이 자리에 나와서 ‘앞으로 잘하겠다’고 말하는 게 청장으로서, 기관장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이라고 생각하느냐”고도 물었다.
청와대 관람 등에 관한 규정의 ‘청와대 권역 사용허가기준’은 ▲일반 관람객의 관람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정치적·종교적 편향성으로 국민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영리행위를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특정단체나 계층에 특혜를 주는 것이 명백한 경우 등에는 장소 사용을 불허한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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