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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끌고 다니지 말고 일이나 해라”…폭우 대처 항의에 오세훈 ‘진땀’

입력 : 2022-08-09 20:05:46 수정 : 2022-08-10 11: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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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관악 신림동 수해현장 찾아
인근 주민 “물 퍼내는 장비 어딨나” 항의
“시민 여러분께 송구…복구 신속히 하겠다”
온라인상 ‘무상급수 오세이돈 귀환’ 패러디도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수해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왼쪽)에게 한 시민(〃 오른쪽)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관악구 신림동 수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피자 한 주민이 서울시와 관할 구청의 대처가 미흡하다며 오 시장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온라인상에서는 오 시장의 별명 ‘오세이돈’을 이용한 패러디를 만들어내며 시의 폭우 대처에 대한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10분쯤 폭우로 인한 침수로 발달장애 가족이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신림동 반지하 주택을 찾았다. 전날 밤 이 주택 반지하에 빗물이 순식간에 들이차면서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의 10대 딸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현장을 둘러보며 침수 피해를 겪은 주민과 이야기를 나눈 오 시장은 물을 퍼내는 양수기 등 필요한 장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이 때 이를 지켜보던 주민 중 한 명이 오 시장에게 “재해대책본부에 가면 모든 장비가 있는데 왜 못 가져오느냐”며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주민은 “(오 시장 주변의) 저 사람들을 시켜서 그 일을 해라. 여기 끌고 다니지 말고”라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장은 알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오 시장이 “구청장에게 확인하니 (장비가) 1500개 정도 풀렸다. 설명드리겠다”고 답했으나 해당 주민은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오 시장은 “강북 등 (수해를 덜 입어) 여유 있는 자치구에서 긴급 지원해달라고 아침 9시에 통보했다”며 “비가 더 온다고 하니 있는 걸 다 내주긴 어렵겠지만, 한번 돌려받더라도 급한 데에 우선 지원해달라고 얘기를 전달해놓겠다”고 재차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9일 발달장애 가족이 침수로 고립돼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관악구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372㎜의 비가 내렸다. 일가족 사망 사고가 발생한 신림동 주택가는 도림천 인근의 저지대여서 빗물이 계속 반지하 주택 안으로 들어차면서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어제 대폭우로 서울에서 큰 인명피해가 있었다”며 “어떤 경우에도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시장으로서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불편을 겪으신 피해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지역과 위험지역은 최대한 직접 챙기겠다”며 “모든 자원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모든 선제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상에 퍼진 오 시장의 별명 ‘오세이돈’을 이용해 영화 ‘포세이돈’을 패러디한 포스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오 시장이 직접 현장을 살피며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오 시장을 향한 조롱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영화 포세이돈을 패러디한 포스터 이미지가 퍼졌다. ‘오세이돈’이라고 적힌 포스터에는 ‘무상급수로 베네치아 서울 완성’, ‘휴가는 물의 도시 서울로’ 등 조롱성 문구가 적혔다.

 

오세이돈은 지난 2011년부터 생겨난 오 시장의 별명이다. 서울시장 재임 기간이던 당시에도 서울이 폭우로 물난리를 겪어 광화문과 강남역 일대 등이 마비되면서 오 시장의 행정력에 지적이 일었다.

 

오 시장은 지난해 반포천 유역 분리 터널 건설 공사 현장을 찾아 풍수해 대비 안전점검을 하며 “20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정도의 폭우가 내려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강남 침수 사태가 다시 벌어지자 해당 발언이 회자되며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강남역 인근에서 하수구 뚜껑을 직접 열어 쌓여있던 쓰레기를 꺼내 물을 빼낸 한 시민의 활약상이 알려지자 수도권 폭우가 미리 예보됐음에도 기본적인 하수구 점검조차 하지 않은 오 시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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