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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바이든 첫 만남은… 과거 한미정상회담 주요 장면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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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9 06:00:00 수정 : 2022-05-19 1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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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클린턴 조깅회담, 盧·부시 동갑케미
MB, 1시간40분간 골프카트 직접 운전
트럼프, 文에 ‘백악관 비공개 방’ 공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갖는다. 역대 정부를 통틀어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다. 이번 회담은 윤 정부의 집권초 빅이벤트이자, 향후 대미 관계 나아가 외교·안보 정책의 향방을 결정짓는 자리가 될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1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한 뒤 이튿날인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 5층에서 윤 대통령과 90분간 회담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무실 이전 후 용산 청사를 찾는 첫 공식 외빈이다. 한국 대통령 방미보다 미 대통령 방한이 먼저 이뤄지는 건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7월 이후 29년만이다. 윤 대통령에게는 이번 회담이 주요국 정상과의 첫 회담이자 사실상 국제외교 공식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2025년 1월)까지 최소 2년 반 이상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야 하는 최우방 동맹국 정상과의 공식 상견례인만큼 두 사람의 ‘케미’가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역대 대통령들에게 첫 한미정상회담은 늘 남다른 의미를 가졌다. 새 정부 외교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미동맹 및 한반도 정세의 풍향계 기능을 했다는 점에서다. 그만큼 한미 정상이 연출하는 장면마다 스포트라이트가 터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인 1993년 7월 방한 했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에서 조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YS·클린턴 조깅 회담…이면엔 대북 협상 주도권 기싸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은 1993년 7월 한국에서 진행됐다. 이 기간 김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청와대 조깅’ 장면이 연출됐다. 두 정상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다음 날인 7월 11일 아침 청와대 녹지원에서 만나 15분20초간 조깅을 했다. 이들은 조깅하면서 각자의 조깅 철학과 주변 생활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화기애애해 보이는 조깅 회동의 이면에는 북한 핵 문제라는 민감한 주제가 있었다.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미신고 시설 두 곳의 특별 사찰을 요구하자,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1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한국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대북 협상이 이 시기를 전후해 점차 미국 주도로 돌아가자, 김 전 대통령이 우려와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미국과 북한이 뉴욕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의 NPT 탈퇴 효력을 정지하는 합의를 끌어내자 김 전 대통령은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한국을 찾아 김 전 대통령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애를 썼다는 후문이다. 방한 기간 김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대도무문’(大道無門·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이라는 휘호를 직접 써준 일화도 유명하다.

 

◆클린턴, DJ 극진한 대우…노무현·부시 ‘동갑내기’ 케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6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넘긴 시점이었다. 당시 정상회담은 1차 북핵 위기 이후 북핵 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표출돼 온 대북정책에 관한 갈등과 이견을 다소 해소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넬슨 만델라 등으로 묘사하면서 극진히 대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3년 5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은 ‘1946년생 동갑내기’의 회담으로 주목받았다. 두 정상은 초면이었지만 노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네 차례 전화통화한 친근함을 바탕으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한국의 진보 대통령과 미국 보수 대통령의 만남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장면이었다. 정상회담 전에 노 전 대통령이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을 수용한 결정이 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오른쪽)과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MB, 골프카트 운전 화제…트럼프, 文에 ‘트리니티 룸’ 깜짝 공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부시 전 대통령과 진행한 첫 정상회담은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된다. 바로 이 전 대통령이 골프 카트의 운전대를 잡고, 조수석에 부시 전 대통령이 앉은 채 ‘캠프 데이비드’를 도는 모습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미국 대통령 공식 휴양지다. 이 전 대통령은 한국 정상 중에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에 초대됐다.

 

부시 전 대통령이 주재하는 만남에서 손님인 이 전 대통령이 운전을 하게 한 것이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후에 “순간적으로 ‘내가 운전하면 안 되느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5월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선언’을 하며 양국 협력관계를 재확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약 한 달 반 만인 2017년 6월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 나란히 하늘색 넥타이를 매 화기애애한 장면이 연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과 공식 환영 만찬 행사를 하고 문 전 대통령에게 백악관 개인 집무실인 ‘트리티 룸’을 깜짝 공개했다. 만찬을 마치고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환송하고자 함께 엘리베이터에 탄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층이 내 사적인 공간인데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당선되기 전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지 몰랐다”며 “한 번 구경하지 않겠느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부부를 트리티 룸으로 직접 안내했으며 통역을 제외한 누구도 동행하지 않았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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