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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넷플릭스 통해 ‘K-드라마’ 붐 재연… 관광으로 이어질까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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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10 12:00:00 수정 : 2022-04-10 09: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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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첫 한국관광 설명회 성황

日 여행업협회 사무국장 등 100여명 참석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관광 활로 모색

젊은이들 사이 한국문화 체험 놀이 통해
‘한국 여행 금단 현상’ 해소 시도하기까지

한국관광公, 4월 日 여행업계 초청 행사
“K-뮤지컬 여행 뛰어난 고부가가치 상품”
일본 시민들이 지난달 K-뮤지컬 팬텀과 몬테크리스토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뮤지컬 연계관광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를 시간지연 없이 시청할 수 있는 혁신적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실시간으로 방송되면서 드라마에 나오는 촬영지나 음식, 화장이 실시간으로 소개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바뀌면 내일이라도 한국 여행을 떠날 분위기죠. 한국 드라마 붐이 한국 관광으로 이어지며 매력적인 투어 상품이 될 것입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라이터이자 한국 드라마 가이드인 아베 유코(安部裕子)씨가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들에게 말했다.

 

아베씨는 지난달 17일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관광설명회에서 일본 내 불고 있는 한국 드라마 바람과 한국 관광을 연계하는 로케지 여행 상품화를 강조했다.

 

로케지(地)는 실제 경치를 배경으로 촬영한다는 의미의 용어 ‘로케이션슈팅‘(Location Shooting)과 ‘장소’(地)가 결합한 일본식 단어로 영화·드라마의 실외 촬영 장소를 뜻한다.

 

아베씨는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충북 충주, 충남 태안, 강원 영월, 제주) △갯마을 차차차(경북 포항) △알고 있지만(울산, 전남 여수·나주) △그해 우리는(서울, 경기 수원, 전북 전주) △연모(전주) △옷소매 붉은 끝동(전북 남원·전주) △오징어게임(대전 스튜디오큐브) △지옥(〃)의 스토리를 소개하며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지방의 드라마 촬영지와 먹거리 등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에 일본어 제목 ‘우미마치(海街) 챠챠챠’로 등록돼 있는 ‘갯마을 차차차’의 줄거리를 알려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로 시청하면 (촬영지) 포항을 방문하고 싶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윤 치과는 어민복지회관이고 남성 주인공이 서핑을 하러 가는 월포해수욕장은 물결이 좋아 서핑의 메카로도 불린다”며 “포항은 경북 경주와 안동도 가까워 투어하기에 매력적인 곳”이라고 짚었다. 먹거리로 포항물회, 구룡포 과메기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드라마 촬영지 경북 포항은 코로나19 이후 일본인의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캡처

코로나19 유행 후 2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행사로 치러진 설명회에는 이케하다 고지(池畑孝治) 일본여행업협회(JATA) 이사 겸 사무국장 등 일본 관광·미디어 업계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 관광 재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며 기지개를 켤 일본인의 방한을 선도적으로 준비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2019년 327만명을 기록했다가 코로나19 유행 후 감염 확대 우려와 한·일 정부의 강력한 방역조치에 따라 발길이 끊어지다시피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일본에서는 젊은이 사이 ‘도한(渡韓) 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방문 재개를 고대하는 분위기다.

 

도한 놀이란 한국 콘텐츠를 보면서 한국 음식을 먹거나, 한국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한식당에서 마치 한국을 찾은 것처럼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놀이로 한국에도 소개됐다. 코로나19로 한국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자 ‘한국 여행 금단현상’을 해결하는 일종의 욕구불만 해소법이라 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관광 재개에 대비해 이달 중순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 20여명을 한국에 초청해 한국의 방역상황과 여행 패키지를 소개하는 행사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시대의 안전·안심 관광이 화두로 부상한 만큼 한국 방문 시 입국 사전 절차와 여행 기간 중 방역, 대중교통 이용, 의료서비스 지원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관광 재개를 앞두고 역점을 두는 분야 중 하나가 K-뮤지컬이다. 지난달 26일에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서 주요코하마 한국총영사관과 한국관광공사 공동주최로 한국 뮤지컬 ‘팬텀’과 ‘몬테크리스토’를 영상으로 관람하는 한국 관광 체험행사가 열려 추첨을 통해 일본인 관객 1200명이 참여했다. 수도권인 가나가와현은 유효 여권 소지자 수(235만명)가 도쿄(423만명)에 이어 일본 전국 2위로 주요 한국 관광 잠재시장으로 부상한 지역이다.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일본지역센터장 겸 도쿄지사장은 8일 뮤지컬 관람 여행에 대해 “한국을 방문해 뮤지컬을 관람하면 적어도 두 작품 이상씩 보는 만큼 뮤지컬 여행은 고부가가치 상품”이라며 “대극장 뮤지컬과 대학로 소극장 공연의 연계, 서울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연결을 통해 지역·지방의 관광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관광지 중 앞으로 떠오를 곳은 포항·통영”

 

아베 유코(安部裕子·55·사진)씨는 한국 여행 200회, 한국 드라마 시청 2000편 이력을 지닌 한국 전문가다. 현재 직함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라이터이자 한국 드라마 가이드. 1988년 서울올림픽 직전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에 근무하면서 기초 한국어를 배워 1997년부터 취미로 시작한 한국 드라마 글쓰기가 본업이 되었다.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가 히트한 뒤 2004년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국 드라마 촬영지를 찾는 ‘로케지(촬영지) 관광’을 시작한 선구자기도 하다.

 

아베씨는 8일 향후 떠오를 한국 관광지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촬영지 경북 포항과 자신이 경험했던 경남 통영을 꼽았다. ‘갯마을 차차차’와 포항에 대해 “일본 사람들이 잊은 따뜻한 이야기와 드라마의 템포 등 한국 드라마의 좋은 부분이 가득하다”며 “아름다운 영상에서 볼 수 있는 로케지의 매력이 압도적”이라고 했다.

 

통영에 대해선 장래 ‘통영 홍보대사’를 한번 하겠다 마음먹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번 가 봤는데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릴 정도의 풍경이 아주 아름답고, 맛있는 해산물도 풍부한데 일본에는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며 “부산에서 버스를 한 번 더 갈아타야 하는 것이 (일본인들에게는) 높은 허들(장애물)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가 역설적으로 일본의 한국 드라마 저변을 확대했다고 했다. “코로나19 시대가 열리면서 넷플릭스로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됨으로써 운명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일본 내) 한국 드라마 트렌드가 180도 확 바뀌었다”며 “‘이태원클라쓰’, ‘킹덤’ 등이 유행하면서 여성뿐 아니라 남성을 (한국 드라마에) 끌어들임으로써 한류가 아줌마나 여성만의 문화였던 데서 더 확장됐다”는 것이다. 이어 “세계에서 통하는 우수한 드라마가 연애물, 범죄서스펜스, 좀비물, 시대극 등 여러 장르에서 나오고 있다”며 “과거에는 드라마가 한국에서 방송 후 일본의 전문채널방송 - DVD 발매 - 위성방송(BS) 송출 등으로 진행되기까지 1년 반 정도 소요됐는데 이제는 넷플릭스로 실시간 시청하는 시대가 됐다는 점도 변화”라고 했다.

 

이는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인기가 있는 드라마가 일본인의 한국 여행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이 된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관광에 대해 “‘갯마을 차차차’ 로케지 같은 곳은 바로 투어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지방을 무대로 한 한국 관광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경험에서 볼 때 “실제 가 보면 없어졌거나 바뀌어 있는 등 드라마 촬영 현장의 변화가 너무 심하다”면서 안내문 설치 정도는 괜찮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보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아베씨는 한·일관계에 대해 “젊은 사람들이 로케지를 방문해 한국의 좋은 점에 대해 알 기회를 한국 드라마가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도쿄=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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