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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영화이야기] 방준석 음악감독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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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03 14:00:00 수정 : 2022-04-03 10: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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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6일 방준석 음악감독이 우리 곁을 떠났다. 방준석 감독이 남긴 영화 음악을 살펴보며,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해보면 방준석 감독이 음악감독, 음악팀, 사운드팀 등으로 이름을 올린 영화가 70여편에 이른다. 주제곡으로 참여한 1997년 ‘꽃을 든 남자’(감독 황인뢰), 작곡과 편곡으로 참여한 1999년 ‘텔미썸딩’(감독 장윤현)처럼 음악감독, 작곡, 편곡, 기타 연주 등 다양한 역할로 참여한 영화가 많은 결과다. 

 

방준석 감독의 음악 인생이 영화에서 시작된 건 아니었다. 1994년 록그룹 유앤미 블루로 시작해, 가수이자 기타 연주자, 작곡가, 프로듀서 등으로 활동하면서 영화 음악감독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음악감독으로서의 첫 작품은 2000년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이었고, 작년에 개봉한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유작이 되었다. 

 

영화 작업에 참여하는 전문가 중에는 영화감독, 촬영감독, 미술감독, 음악감독 등 감독이 참 많다. 여기서 음악감독은 영화에 사용되는 음악을 작곡하거나 선곡하고, 녹음까지 완료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감독한다. 

 

예를 들어, 영화감독은 영화 전체를 연출하면서, 음악에 대해서는 이 장면, 이 순간에, 이런 분위기의 음악으로, 이런 효과를 내고 싶다는 방향과 컨셉을 잡는다. 이후 음악감독은 영화감독 머리에 있는 음악을 실제 영화 속 음악으로 탄생시킨다. 소통과 협력이 모두 필요한 전문적인 작업이라 하겠다. 

 

홍보용으로 유포된 메이킹 영상을 보면, 음악과 관련한 일종의 무용담도 종종 등장하는데, 어떤 음악이 적절할지 고민 중인 감독에게 음악감독이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또 음악 덕분에 영상에서는 덜 느껴지던 독특한 분위기가 증폭되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방준석 감독이 작업한 영화 음악 중엔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음악이나 노래가 많다. 그만큼 영화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작업을 해냈기 때문이다. 2005년 박진표 감독의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 황정민이 불렀던 리메이크 곡 ‘You are my sunshine’, 2006년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스타’에서 박중훈이 불렀떤 ‘비와 당신’ 등이 방준석의 작업이다. 

 

이준익 감독과는 이후에도 여러 편의 영화 작업을 했다. 가수가 등장했던 ‘즐거운 인생’(2007), ‘님은 먼곳에’(2008)을 비롯해 ‘소원’(2013), ‘사도’(2015), ‘박열’(2017), ‘변산’(2017), ‘자산어보’(2019) 등에서도 방준석 노래와 감독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주먹이 운다’(2005), ‘짝패’(2006), ‘베테랑’(2014), ‘모가디슈’ 등과 김용화 감독과의 영화 ‘오! 브라더스’(2003),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7) 등에서도 방준석 감독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2022년 3월, 안타깝게도 영화인이자 음악인인 방준석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영화와 음악은 남았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 2019), ‘즐거운 인생’ 등에는 배우로 출연한 그의 모습도 남았다. 작업하는 모습과 공연하는 모습이 남은 영상도 여럿이다. 덕분에 한동안은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을 것도 같기도 하다. 

 

방준석이라는 이름과 그의 작업들이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

 

※ 방준석 감독님. 그동안 큰 감동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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