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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유가·환율 ‘쇼크’… 무역수지 적자로 돌아서나

입력 : 2022-03-08 19:00:00 수정 : 2022-03-08 22: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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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업계 비상

‘러 원유’ 서방 제재 가능성 부각
WTI 한때 배럴당 130弗 폭등
서울 휘발유값 ℓ당 1900원 돌파

안전자산 꼽히는 달러화 강세
1년9개월 만에 1230원선 돌파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8.91포인트 내린 2622.40을 나타내고 있다. 남정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가 거세게 출렁이고 있다. 환율은 1년 9개월 만에 1230원선을 뚫었고 코스피는 연일 추락하며 2600선 붕괴 우려도 나온다. 국제 원유 가격은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있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2600선 간신히 지킨 코스피… “전면전 땐 바닥 판단 무의미”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91포인트(1.09%) 내린 2622.4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600선을 위협받았지만 가까스로 버텨냈다. 이날 하락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서방의 제재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장중 한때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배럴당 130달러까지 폭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2.95%), 나스닥 지수(-3.62%)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럽 증시도 줄줄이 추락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지전 시나리오 아래 최대 충격은 코스피 2600선에서 제동이 있을 것”이라며 “최악의 장기·전면전 상황이 되면 시장의 극단적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공산이 커 바닥 판단은 무의미하고 일단 2500선에서 1차 하방지지선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230원 뚫린 환율… “1300원대 가능성도 열어둬야”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9.9원 오른 1237.0원에 마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 말 이후 1년 9개월 만에 1230원선을 돌파했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최제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 상단을 일단 1250원, 그보다 높으면 1290원까지 보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1300원대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발표하면서 환율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너무 지배적이어서 영향력은 작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2020년 3월19일(1296원) 환율은 장중 1300원에 육박하며 200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원유와 천연가스 값이 달라진다”며 “전쟁이 단축될수록 환율이 정상화되고 주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서운 기세로 오르는 유가… “무역수지 적자 불가피, 적정 개입 필요”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것은 국제 유가다. 러시아는 석유와 정유제품을 하루 700만배럴가량 수출한다. 이는 전 세계 공급량의 약 7%에 해당한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 수출을 제재하면 유가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연합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배럴 이상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이날 ℓ(리터)당 1900원대를 돌파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와 2∼3주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데, 국제 유가가 전날 120달러를 넘은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휘발유값 고공행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20% 넘게 증가하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지만 고유가 때문에 다시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러시아에서 수출이 제한되면 러시아에서 가동 중인 공장들에도 불똥이 튈 수밖에 없어서 우리나라 수출 상황이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하려면 환율을 조작하거나 국내 통화정책으로 보완해줘야 한다”며 사실상 손쓸 방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이어 “적자가 나는 상황은 어쩔 수가 없다”면서도 “너무 손해보지 않도록 적정히 개입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상규·조희연·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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