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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잇단 제재폭탄… 세계 11위 러 경제 ‘휘청’

입력 : 2022-03-01 17:47:21 수정 : 2022-03-01 22: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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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외환시장 모두 극심한 타격
두 자릿수 물가상승·GDP 10% ↓ 전망
러, 외국투자자 자산회수 중단 극약처방
‘눈덩이’ 전쟁비용 감당 여부는 미지수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 연합뉴스

‘금융 핵 옵션’으로 통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퇴출 등 미국과 서방의 제재 폭탄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2020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1위 규모인 러시아 경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외국 투자자의 자산 회수를 중단하는 등 극약 처방을 내리고 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전쟁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 자산에서의 이탈을 일시적으로 제한할 대통령령이 준비됐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 상황에서 외국인 기업가들이 정치적 압력에 의해 (러시아에서 철수하도록)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조처를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당국은 ‘외국 기업을 위해’라고 했지만, 이면에는 대대적인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겪고 있기 때문이란 이유가 깔려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의 제재 공세로 러시아는 불과 며칠 만에 세계 시스템에서 거의 배제돼 버렸다”고 보도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도 “러시아 금융 시스템과 경제는 완전히 비정상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위기를 인정했다.

 

러시아의 주식·채권·외환시장 모두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전날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에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108.014루블로 1998년 9월 이후 23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의 주가는 영국 런던 증시에서 무려 74% 폭락했다. 국영 가스프롬 등 에너지 기업들 주가도 줄줄이 급락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가 약 6400억달러(약 770조8800억원)의 세계 4위 외환보유액을 지녔는데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 건 장부상 외환보유액과 실제 보유액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차현진 한국은행 자문역(국장)도 최근 러시아 중앙은행의 연례보고서를 분석해 전쟁 준비를 위해 분식회계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 모스크바 본부 건물. 모스크바=AFP연합뉴스

러시아 외환 6400억달러 중 중앙은행이 실탄으로 쓸 수 있는 금액은 120억달러뿐이고, 3분의 2 정도인 4000억달러는 뉴욕, 런던 등 해외 금융기관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조만간 인플레이션이 악화해 더 이상 수습 불가능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는 재앙이 닥치리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제금융협회(IIF) 이코노미스트인 엘리나 리바코바는 대러 제재로 러시아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GDP는 적어도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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