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저하자·요양관리 대상자
사망률 일반인의 최대 11배
위중증 진행확률도 4배 높아
이스라엘 4차 후 중증화율 4배↓
방대본 “일부 고위험군 대상
일반 고령층·성인 고려 안 해”

방역 당국이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와 면역저하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하기로 한 것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대규모 유행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사망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중증화율은 일반 75세 이상과 비교해도 2∼4배, 사망률은 2∼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중증·사망 위험이 낮은 일반 고령층이나 성인의 4차 접종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차 접종의 효과는 12주가 지나면 서서히 낮아진다. 60세 이상 요양병원 입원자의 중화항체 분석 결과 3차 접종 후 9∼10주까지는 중화능(중화항체를 통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이 증가했으나 12주부터 감소했다. 영국 분석에서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3차 접종 15주 후 감염예방 효과는 20∼40%, 10∼14주 후 입원 예방 효과는 70∼80%로 낮아졌다. 이 영향으로 요양병원·시설의 집단감염은 1월1주 11건(281명 확진)에서 2월1주 48건(1543명)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감염·중증·사망 위험은 집단생활을 하는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와 면역력이 약한 면역저하자에게 특히 집중된다. 요양병원·시설의 감염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8.56명에 달했다. 위중증률은 0.13명, 치명률은 0.11명이었다. 면역저하자의 감염발생률과 위중증률, 치명률은 각각 3.76명, 0.06명, 0.02명이었다. 일반 75세 이상의 감염발생률은 1.74명, 위중증률은 0.03명, 치명률은 0.01명으로, 요양병원·시설보다 위중증률은 4분의 1, 치명률은 11분의 1 낮은 수준이다.
방대본은 “앞서 4차 접종을 시작한 영국, 미국, 이스라엘, 독일, 싱가포르 등에서도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진행했다”며 “이스라엘 분석을 보면 4차 접종자는 3차 접종자와 비교해 감염률은 2배, 중증화율은 4.3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면역저하자는 이날부터 당일접종 또는 사전예약(https://ncvr.kdca.go.kr)이 가능하며, 사전예약할 경우 오는 28일부터 접종일을 선택할 수 있다. 면역저하자는 △종양 또는 혈액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는 경우 △장기이식 수술을 받고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 후 2년 이내인 환자 또는 이식 후 2년 이상 지났어도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요양병원·시설 접종은 3월 첫째주부터 자체 또는 방문 접종으로 진행된다.
다만, 4차 접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접종 피로감도 쌓여 있어 참여율은 지켜봐야 한다. 요양병원·시설 3차 접종에도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두고 백신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보호자들이 4차 접종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의 마르코 카발레리 백신전략 책임자가 “4개월마다 추가 접종하는 전략이 사람들의 면역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접종 반대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권근용 방대본 예방접종관리팀장은 “해외에서 4차 접종으로 인한 중증 이상반응 등 문제점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일반 고령층이나 성인에 대한 4차 접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우선 3차 접종 대상이던 의료진도 4차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면역저하자에 대한 5차 접종 계획도 현재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난 이후 면역도가 높아지면 유행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면서 추가 접종을 판단하겠다”며 “4차 접종과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연계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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