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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빵빵 눈물 펑펑, 감동 대방출… 국내외 신작 7편 출격

입력 : 2022-01-29 09:00:00 수정 : 2022-01-28 16: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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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극장가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화려한 밥상을 차리진 못했다. 역병이 다소 수그러든 이후에야 비로소 ‘야심작’을 풀어놓을 작정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국 영화 두 편이 쌍끌이 대진표를 짰다. ‘킹메이커’와 ‘해적: 도깨비 깃발’이다.

 

◆선거판 쥐락펴락, 돌아온 마타도어의 귀재

 

킹메이커

 

1960∼80년대 ‘선거판의 여우’ ‘마타도어의 귀재’ 엄창록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대적 사실에 허구의 드라마를 균형 있게 버무려 낸 역작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에게 뜻이 같은 선거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찾아온다. 서창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선거전술들을 펼치고 김운범 캠프는 연승을 거듭하며 대통령 선거를 향한 행보를 시작한다. 그러나 김운범 자택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자 서창대가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영화는 컷 수를 최소화해 객석의 몰입을 돕는다. 1960, 70년대 분위기를 되살려내기 위해 8mm 필름으로 촬영한 장면들을 섞어 넣어 당시의 일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다. 양지에서 활약하는 김운범에게는 빛을 쏘이고 음지에서 일하는 서창대에게는 어둠을 깐다.

 

◆“사라진 왕실 보물 우리가 찾겠다” 고려 무림 3파전

 

해적:도깨비 깃발

 

스스로 고려 제일검이라 칭하는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바다를 평정한 해적선주 해랑(한효주). 한 배를 타고 운명을 함께하지만 산과 바다, 습성이 상극이어서 사사건건 부딪치며 항해를 이어간다. 왜구선을 소탕하던 이들은 흔적 없이 사라진 왕실의 보물이 어딘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선다. 하지만 보물을 노리는 건 이들뿐만이 아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적 부흥수(권상우) 또한 보물찾기에 뛰어든다.

 

이광수, 오세훈(엑소), 채수빈 등이 가세했다. 김정훈 감독은 “액션과 어드벤처를 사실적으로 극대화해 관객들이 관람이 아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촬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 마을 극장, 망가진 필름 살리기 고군분투

 

원 세컨드

 

문화대혁명기 중국의 한 농장. 노동 교화소에서 탈출한 남자가 사막을 건너 이곳을 찾았다. 마을에 딱 하나 있는 극장에서 영화 상영 전 틀어주는 뉴스를 보기 위해서다. 뉴스에는 그가 수년 전 헤어진 딸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나 영사기사의 아들이 실수로 필름을 망가뜨리고 만다. 마을 사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영사기사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집에서 이불과 가마솥, 천 등을 가져와 ‘필름 살리기’에 돌입한다.

 

일흔 살의 거장 장이머우(장예모) 감독이 필름에 바치는 헌사다. 노장은 디지털 기술에 밀려나 희미해져 가는 필름의 힘과 가치 그리고 추억을 소환한다. 영화 한 편을 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담겨야 하고, 그렇게 스크린에 펼쳐진 장면 하나하나는 보는 이들의 마음에 아로새겨진다.

 

◆평화시장 ‘억척 여공’ 숙희·순애의 이야기

 

미싱타는 여자들

 

평화시장 ‘시다’로 일하며 ‘노동교실’에 다니던 이숙희, 신순애, 임미경을 포함한 14명 여공들의 1970, 80년대 추억과 증언을 들려준다.당시 독재정권은 경제성장을 자랑하지만 그 눈부신 발전의 이면에는 인권과 청춘, 삶을 희생당한 여공들이 있었다. ‘여공’과 함께 ‘버스안내양’ ‘식모’를 당시의 세상은 ‘삼순이’라 비하해 불렀다. 그 많던 삼순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때 가장 고단했던 그들은 바로 우리의 누이이자 엄마, 할머니다.

 

영화는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선동하지도 않는다. 주변의 진솔한 이야기들이어서 공감하기 쉽다. 억울한 세상 몹시 힘겨웠지만 ‘바르게 잘 살아왔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괜찮다’고 보듬어주는 용서가 가슴을 친다. 지금은 노년에 이른 그때 그 시절의 여공들은 세대를 뛰어넘는 화해를 보여준다. 진정한 용기다. 이미 삶을 넉넉하게 부릴 줄 아는 거인이 되어 있다.

 

◆첫사랑 만나러… 10년전으로  ‘타임리프’

 

도쿄 리벤저스

 

희망 없이 살아가던 청년 다케미치는 첫사랑 여자친구 히나타의 사망사고 뉴스를 본 뒤, 1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운명을 바꾸기 위한 인생 리벤지를 시작한다.

 

타임리프 영화가 사랑받는 것은 주인공의 성장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케미치 역시 과거 나약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괴로워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바꾸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시 일어서는 주인공의 모습은 언제나 흐뭇하다.

 

캐스팅이 찬란하다.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기타무라 다쿠미가 다케미치로 나온다. 그의 첫사랑 히나타 역은 일본 광고 섭외 1위 이마다 미오가 호연했다. 도쿄만지회 총장 마이키로 등장하는 요시자와 료의 눈빛 연기는 실로 압권이다.

 

일본에서 누적 발행부수 4000만부를 돌파한 동명의 메가히트 만화가 원작이다.

 

◆브랜드에 뒤에 가려진…  ‘구찌 가문’의 추악한 민낯

 

하우스 오브 구찌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를 창업한, 구치 일가에서 벌어진 실화가 바탕이다. ‘구찌’라는 이름이 배반과 탐욕, 피로 얼룩져가는 과정을 그렸다. 1995년‘ 마우리치오 구치가 밀라노의 자택 앞에서 전처 파트리시아 레지아니의 사주를 받은 암살자의 총격에 피살된다. 이 사건이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새 영화로 태어났다.

 

천박한 젊은 여성, 구찌를 쥐락펴락하는 아내, 남편의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 레이디 가가가 파트리시아 역을 맡아 체중까지 불려가며 ‘탐욕’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알 파치노의 다소 능청스러운 연기가 극의 중심을 잡는다.

 

사치품 브랜드 뒤에 숨겨진 추잡한 과거를 내보임으로써 모두가 선망하는 명품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탈옥 수법 딱 걸렸어” 뛰는 범인 위에 나는 셜록홈즈

 

극장판 천재 추리 탐정 셜록홈즈

 

날카로운 추리 실력뿐 아니라 과학 상식까지 섭렵한 셜록홈즈가 등장한다. 탈옥범이 어떻게 철창을 뜯고 나왔는지, 높은 곳에 가면 왜 귀가 아픈지, 미지근한 물과 얼음이 만나면 순식간에 얼어붙는 이유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대도둑 화이트 스톰의 탈옥 방법과 그를 추격하는 데 힌트가 되는 요소들은 관객들이 직접 사건을 해결하도록 유도하며 몰입을 돕는다.

 

홍콩 아동도서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무려 127회나 차지한 원작 ‘천재 추리 탐정 셜록홈즈’는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으로도 수출됐다. 국내에서는 2019년 첫선을 보였다. 강아지 탐정, 고양이 박사, 고릴라 형사 등 캐릭터가 주는 재미에 관찰력, 과학상식, 사자성어 등 교육적인 요소가 더해져 어린이뿐만 아니라 학부모 팬까지 늘려가고 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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