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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기자와 통화서 “돈 안 줘서 ‘미투’ 터지는 것. 보수는 다 준다”

입력 : 2022-01-17 07:16:53 수정 : 2022-01-17 0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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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매체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내용 일부 공개한 ‘스트레이트’ 방송 파장
쥴리 의혹 적극 반박 “나는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그럴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차라리 도사들과 얘기하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로 진보 진영에서 이른바 ‘미투’ 문제가 불거지는 건 “돈을 안 줘서 그런 것”이란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와 남편(윤석열)은 매우 안희정 편”이라는 발언도 했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지난 16일 방송에서 앞서 예고한 대로 김씨와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 간 ‘7시간 통화 녹음 파일’ 중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방송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15일 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수들은 챙겨 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라며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 여기(보수)는”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잡자고 했는데, 그걸 뭐하러 잡자 하느냐”며 “난 안희정(전 충남지사)이 불쌍하더라.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도 말했다.

 

김씨는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그러면 안 된다”면서 “나중에 화를 당한다. 사람 인생이, 언제 잘 나갈지 모르고, 그때 다 화를 당한다. 여자들이 무서워서”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록’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또 다른 통화에서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에 관해 “사실은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는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빨리 (수사를) 끝내야 된다는데 계속 (일을) 키워가지고…. 유튜브나 유시민 이런 데서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계속 키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또 김씨는 남편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된 데 대해 “우린(우리 부부는) 빨리 나와서 그냥 편하게 살고 싶었다. 너무 힘들어서. 대통령 후보가 될 줄 누가 상상했나”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거야. 정치는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단 걸 알아야 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난 옛날부터 알았다.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였다. 진보가 아니”라면서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이 탄핵시켰다고 생각하는데, 보수 내에서 탄핵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한 이 기자에게 “나중에 한 번 봐서 우리 팀(캠프)으로 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대통령이) 되면 명수씨는 좋지. 개인적인 이득은 많다”면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이 되면 동생을 챙겨 주겠냐”고 물었다.

 

이에 이 기자가 “누나, 가면 나 얼마나 줘?”라고 묻자, 김씨는 “잘하면 1억(원)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김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 후보와 경쟁했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 달라고 기자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좀 잘 한번 해봐, 우리 동생이. 내일 한 번 홍준표한테 날카로운 질문 좀 잘해 봐”라며 “(유튜브에서 윤 후보를 비판하면) 반응 별로 안 좋다고. 홍준표 까는 게 더 슈퍼챗 많이 나올 거야”라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또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에 관해서도 “본인이 오고 싶어 했어. 왜 안 오고 싶겠어. 여기가 자기 그건데.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거지”라고도 말했다.

 

그는 “(유튜브) 서울의소리도 언론으로서 좀 더 공신력이 있어야 되고, 그러려면 어느 한 편의 ‘팡파르’가 돼서는 안 된다”라며, 친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언급하며 “가세연도 저 XX들 완전히 저거 응? XX 같은 X들이잖아”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른바 ‘쥴리 의혹’에 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나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그럴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나는 그런 게 안 맞는다”라고 부인했다.

 

김씨는 MBC 측에 보낸 서면 입장문에서 이른바 ‘미투 발언’에 관해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 숙였다.

 

또한 기자에게 ‘1억원’ 등을 제시하며 자리를 제안하는 발언 관련해선 “이 기자가 지금 일을 그만둔다고 해서 도와준다는 원론적 이야기였다”면서 “(나는) 윤 후보 정치 행보에 관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 캠프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트레이트’ 보도 직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후보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라며 김씨를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대화 중 이름이 거론되는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씨를 두고 ‘참 대단한 여장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틀튜브’들이 경선 때 왜 그렇게 집요하게 나를 폄훼하고 물어뜯고 했는지 김건희씨 인터뷰를 잠시만 봐도 짐작할 만하다”면서 “김종인씨가 먹을 게 있으니 왔다는 말도 충격이고, 탄핵을 주도한 보수들은 바보라는 말도 충격이고, 돈을 주니 보수들은 미투가 없다는 말도 충격일 뿐만 아니라 미투 없는 세상은 삭막하다는 말도 충격”이라고 적었다.

 

방송 후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으로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비판하며 “보도의 공정성의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발언도 같은 수준으로 방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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