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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가격 인상…"한국서 유독 비싸" 주장 살펴보니 [이슈+]

입력 : 2022-01-08 10:00:00 수정 : 2022-01-08 11: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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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가격 인상 단행에 일부 소비자 불만
“韓 스타벅스 가격 세계 최고 수준” 주장도
미국·영국·일본 등보다 비싼 것 사실이지만
물가 대비 ‘상대적 가격’ 한국 중간 순위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음료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스타벅스 코리아가 그간 4100원으로 유지해온 아메리카노를 포함해 일부 음료 가격을 7년 반 만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사회 전반의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납득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일부는 이미 비싼 커피 값을 더 올리려 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만 유독 비싼 스타벅스 커피값”, 정말일까

 

7일 스타벅스 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100∼4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 인상은 2014년 7월 이후 약 7년 6개월 만이다.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 스타벅스 커피값은 지금도 해외보다 비싼데 여기서 더 올리냐”라거나 “한국 스타벅스 커피값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반응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크거나 물가가 통상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국가 중 스타벅스 음료 가격이 한국보다 오히려 저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는 현재 4100원으로 한화로 약 2708원(2.25달러)인 미국 보다 훨씬 비싸다. 영국(2파운드·약 3259원)이나 캐나다(3.25캐나다달러·약 3074원), 호주(4.5호주달러·약 3874원), 일본(385엔·약 3999원)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또 다른 대표 상품인 라떼 가격도 마찬가지다. 한국 스타벅스의 톨 사이즈 라떼 한 잔은 4600원으로 한화 약 3550원(2.95달러)인 미국보다 1000원가량 비싸다. 영국(2.75파운드·약 4481원), 캐나다(3.95캐나다달러·약 3736원), 호주(4.8호주달러·약 4133원), 일본(418엔·약 4343원)도 한국보다 스타벅스 라떼 가격이 저렴하다.

사진=뉴스1

하지만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한국에서만 물가 수준과 비교해 과도하게 높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한국보다 전반적인 물가가 낮음에도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더 비싸거나 비슷한 국가도 상당수 있다.

 

일례로 태국의 경우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가 115밧(약 4113원)으로 한국보다 약간 더 비싸다.

전반적인 물가와 비교해 스타벅스 커피값이 갖는 ‘상대적 가격’을 비교한 순위에서도 한국은 중간 정도에 머문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밸류펭귄(Value Penguin)이 지난해 7월 다른 상품들의 물가를 반영해 40개 국가에서 스타벅스 톨 사이즈 라떼가 갖는 상대적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5.03달러로 18위를 기록했다.

 

상대적 가격이 가장 높은 국가는 러시아로 한국의 두배 이상인 12.32달러였다.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가 8.21달러, 베트남이 8.18달러, 태국이 8.04달러, 인도가 7.99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도 7.18달러로 8위를 차지했다. 비교 기준이 된 미국 가격은 2.75달러다.

 

◆“원두·원자재 값 상승 영향”… 업계 줄줄이 가격 인상 나서나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으로 최근 급등한 커피 원두 값을 들었다. 실제로 기후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등의 영향으로 원두 가격은 최근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난달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1파운드(약 454g)당 2.5달러에 거래돼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값이 두 배로 뛰었다.

 

그러나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음에도 한국 스타벅스가 유독 일찍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코리아는 “원두 값 상승뿐 아니라 가격을 동결한 지난 7년 반 동안의 전반적인 원자재 값 상승 등도 가격 인상 요인으로 반영됐다”며 “지금까지는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으나, 한국 시장에서의 여러 요인과 원두 값 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더 이상은 그렇게 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격 정책은 각 국가별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한국 가격 인상은 본사나 글로벌 가격 조정과는 별개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커피 원두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리면서 눈치를 보고 있던 다른 기업들도 뒤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크다. 동서식품도 오는 14일부터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7.3%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결국 커피 업계 전반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 불만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혜택 강화 등으로 보답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고객 여러분의 깊은 이해 부탁드리며, 향후 개인 컵 이용 고객을 위한 다양한 혜택 강화 등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스타벅스의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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