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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韓 OECD 가입 25년… 디지털 강국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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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09 23:31:26 수정 : 2021-12-09 23: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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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 사회에서 종종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표준)와 동의어로 통용된다. 영화 기생충에서 주인공이 OECD 기준을 운운하는 대목이 있을 정도다. 가입 당시 한국은 급성장의 가도를 달렸던 신흥 산업국이었다. 성장이 절대가치였던 시절에 OECD 가입은 삶의 질 개선과 선진국 도약을 위한 도전이었다.

OECD 가입 이후 지난 25년간 성적표를 살펴보자. 경제 부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나 싶다. 한국의 교역은 1조달러 규모로 3.5배 성장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2.3배 증가했다. 한국은 OECD 권고에 기반해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의 자유화, 외국인투자촉진 법제도, 규제영향평가 제도 등을 도입했다. 이러한 정책은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사회 부문은 평가가 엇갈린다. 우리는 OECD 가입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체제에 대한 고민을 행동으로 옮겨왔다. 전국민 연금제도 시행, 육아휴직 확대, 고용보험 대상 확대 등이 추진됐다. 사회 안전망은 개선됐지만, 해야 할 숙제도 많다. OECD 최하위인 저출생 문제와 노령인구의 빈곤 문제, 여성의 노동 참여율·임금 격차는 OECD 평균을 밑돌고 있다. 정책적 고민과 사회적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한국과 OECD가 만들어갈 향후 25년은 더 미래지향적이고, 더 세계를 향해야 할 것이다. 최근 OECD가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는 인류공동의 도전이다. 디지털 전환 대응은 디지털 격차의 문제,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과 개인정보 보호,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의 활용기준 등의 과제를 수반한다. OECD가 G20(주요 20개국)과 함께 견인해 낸 디지털세 합의는 국제조세 제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기후대응 분야에서 OECD는 우수정책사례를 확산하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오고 있다. 유럽, 서구 중심적인 시각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 중국,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신흥 중심 국가, 지역과의 정책연계 및 조율 노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지경학적 대전환 과정에서 OECD의 역할은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한국의 위상은 크게 변화했다. 우리는 과거 규범수용자에서 이제는 규범제정자로서 기여를 확대해 오고 있다. 과거 우리가 OECD라는 교실에서 남의 노트를 참고했다면, 이제는 우리의 노트를 공유하고픈 친구들이 많아진 것이다. 기술의 안보적 측면에서 각국은 자국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분주하다.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는 한국은 OECD를 통해 정책을 공유하고, 공조 방안 도출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38개 회원국 중 선도그룹에 속해 있다. 가입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던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지난 25년은 선진국으로 도약을 위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미래 25년은 한국이 OECD와 함께 국제사회가 직면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도전을 주도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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