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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 쓰러져야 끝난다” 견자단·사정봉 ‘액션케미’ 폭발

입력 : 2021-12-09 20:31:02 수정 : 2021-12-09 20: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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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누아르 거장 진목승 감독의 ‘레이징 파이어’

기관총을 든 견자단? 어딘가 어색할 것 같지만 ‘액션제왕’답게 스스로 걸맞은 캐릭터를 입힌다. 더욱 탄탄해진 견자단, 그가 작심한 듯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 한 편에 쏟아 보여준다. 신작 ‘레이징 파이어’(사진) 이야기다.

번개를 동반한 비가 거칠게 내리는 밤, 강력 범죄 수사대 베테랑 경찰 장충방(견자단)이 어디론가 차를 몰고 급하게 달려간다. 후배 추강아오(사정봉) 팀이 덮친 사건 현장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러나 추강아오는 강렬하게 저항하는 흉악범을 제압하다 그만 그를 죽이고 만다. 법정에 선 후배들을 보며 증인선서를 마친 장충방은 평소 융통성 없이 원칙만을 고수하는 성격대로 후배 실수를 눈감아 주지 못하고 목격한 사실을 인정하고 만다. 동료에서 적이 되는 순간이다. 파면당한 추강아오와 팀원들은 4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 서로 표적이 된 그들은 피할 수 없는 한 판 대결을 펼치기 시작한다.

“몸이 더 좋아졌군”이란 상대 대사처럼 웃통을 벗어 젖히진 않지만 견자단의 탄탄한 몸이 느껴진다. 타격감이 생생하게 전해질 만큼 두들겨 팬다. 자동소총과 샷건 난사는 물론이고 연이은 수류탄 투척까지 홍콩 스타일보다는 시종일관 할리우드 영화처럼 버전업했다. 낡은 이층집 지붕을 뚫고 떨어지거나 한순간 망설임 없이 달리는 차 위로 몸을 내던진다.

카체이싱 장면도 볼 만하다. 홍콩 현지 상황에 맞는 소형차 추격전은 할리우드 공식을 따라가지만 좁은 인도 위를 달리거나 유리로 된 매장을 뚫고 나가는 등 또 다른 눈맛을 선사한다. 시가지 차량 사이로 벌이는 격렬한 총격전도 인상 깊다. 종종 홍콩 누아르 분위기를 바닥에 깔기도 한다. 이를테면 추강아오의 팀원이 죽어가면서 “이제 나 좀 쉴게”라고 말하자 “다음 생애도 형제로 만나자”고 답하는 대목이다.

장면 전환 사이사이 보여주는 홍콩의 마천루와 야경도 반갑다. 마지막은 결국 1대 1 대결로 간다. 아시아 정상급 미남 스타 사정봉이 견자단과 함께 합을 겨루며 수컷들의 매력을 스크린 가득 풀어놓는다. 견자단의 견고한 팔근육을 훑어 내려가던 카메라는 싸움의 리듬을 타며 대결의 호흡을 따라간다. 쌍칼 대 3단봉, 쇠망치 대 쇠파이프 대결 신까지 그동안 세상에 나왔던 액션의 명장면들과 각종 기법을 집대성해 보여준다. 하지만 기시감 따위를 느낄 만한 틈을 주지 않는다. 박진감이 넘친다는 얘기다.

영화가 끝나고 제작진의 이름이 올라갈 때면, 생전 진목승 감독의 현장 연출 모습을 담은 필름이 돌아간다. 홍콩 누아르의 거장 진목승 감독은 우리에게 ‘천장지구’ ‘성룡의 CIA’ ‘남아본색’ ‘쌍웅’ 등으로 유명하다. 16일 개봉.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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