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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물가 31년 만에 최고… 글로벌 인플레 덮치나

입력 : 2021-11-11 19:32:41 수정 : 2021-11-11 19: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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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2% 올라 전망치 훌쩍 넘겨

공급망 차질 속에 에너지 대란
에너지비용 전년비 30% 급등
‘일시적 현상’이라던 연준 ‘머쓱’
바이든 “인플레 역전 최대 과제”

이주열 “과거에 없던 공급 병목
물가상승률 당분간 지속될 듯”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AP뉴시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높은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 ‘당분간’이 상당히 길어지는 형국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노동통계국은 10일(현지시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해 1990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9%를 넘어서는 규모다. 벌써 6개월 연속 5%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 올라 1991년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는 가운데 에너지대란으로 연료비용이 상승했고 임대료도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특히 에너지비용은 전년 대비 30.0%나 올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에서 “가스부터 빵까지 모든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인정하고 “이 추세를 역전시키는 것이 나에게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연준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작을 결정했지만 기준금리 상승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하면 현행 제로 수준의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글로벌 공급 병목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소비자 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이번 회복기는 과거에 본 적 없는 공급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점이 특징적”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러한 글로벌 공급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 측 물가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방역정책 전환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카드 지출액과 같은 지표를 보면 10월 중순 이후 숙박·음식 등 대면 서비스의 소비 개선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와 거시경제 전문가 7명도 최근 세계 각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우리나라도 방역정책을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면서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한은은 전했다.

한편 지난 9월에도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시중 통화량이 35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9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512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7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액만 놓고 보면 지난 8월(50조9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는데,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자금 일부가 회수된 영향이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를 위한 대출자금 수요가 지속되며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15조9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이 정책지원과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예비자금 확보 노력으로 기업은 14조6000억원 증가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에 MMF·2년 미만 정기예금·적금·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RP(환매조건부채권)·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조희연·이병훈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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