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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수감사절 밥상머리 최대 화두 오른 ‘백신 접종 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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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3 16:09:12 수정 : 2021-11-03 1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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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임 계획하는 미국인들 “접종 완료자만 초대”
전문가 “백신, 정치 얘기만큼 민감한 대화 주제”
2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포드 종합병원 접종소에서 8살 어린이가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하드포드=AFP연합뉴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2주가량 남은 가운데 백신 미 접종자 초대 여부를 놓고 미국 가정 곳곳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동시에 백신 접종 문제가 정치적 이념만큼 밥상머리의 예민한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 회복으로 대부분 미국인은 지난해보다 더 성대한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추수감사절에 가족이나 지인들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곤 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모임을 생략하거나 축소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올해 추수감사절은 이달 25일로 2년 만에 모이는 가족, 지인들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규모 모임을 계획하는 가정에서는 손님 한명 한명의 백신 접종 여부를 물어야 할지가 최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에 사는 팀 와이어트(72)는 15명의 손님을 초대하면서 “우리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돼지고기 요리를 먹고 싶다면, 예방 접종을 받으세요”라는 문구를 써넣었다. 그는 “저와 제 아내, 우리고 우리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롤스빌에 사는 애슐리 콕스(37)도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만 손님을 들이겠다고 밝혔다. 간호사인 그는 “식사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백신 미 접종자는 집에 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얼굴이 파랗게 질릴 때까지 토론하는 것도 감수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백신 접종 반대론자들도 골머리를 앓긴 마찬가지다.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사는 알라마 뉴먼(35)은 올해를 부모님과 함께하는 마지막 추수감사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알려진 정보에 이의를 제기하는 단체인 ‘건강자유회의(Health Freedom Summit)’ 공동설립자인 그는 모임에 참여해 불청객 대우를 받기도, 토론을 벌이기도 모두 성가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처럼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악마화된다”며 “그냥 집에 있는 편이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모임이 성사돼도 백신 접종에 관한 대화가 자칫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그만큼 미국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백신 반대론자들의 수가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백신 접종 완료 인구도 압도적인 다수는 아니다. 지난달 31일 기준 미국 국민 1억9200만 명이 접종을 완료했는데 이는 미 인구의 58%에 불과하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노엘 브루어 건강행동학 교수는 “저녁 식사 대화에서 성관계, 죽음, 정치 관련 얘기는 피하라는 것이 오래된 진리인데 여기에 이제 ‘백신’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뉴욕주 린덴허스트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멜로디 버틀러(35)는 “백신 반대론자들을 설득할 때는 그들을 정말 생각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라는 점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추수감사절에 그들과 토론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한 번의 대화로 그들의 마음이 쉽게 바뀌지 않으리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민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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