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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우 개선이 친구 데려오면 인당 30만원?”…스타벅스 트럭 시위 이후 현장은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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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1 22:50:13 수정 : 2021-11-02 09: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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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트럭 시위 후 현장에선 “변화없다”는 지적
계속되는 이벤트에 높은 업무 강도 호소
사측이 약속한 처우 개선 일환인 사내 추천인 제도에 대한 비판도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타벅스 상암 YTN점 앞에서 이 회사 파트너(직원)들이 시위를 위해 마련한 트럭이 정차 중이다. 김수연 인턴 기자

 

스타벅스 파트너(직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벌인 첫 시위 후 3주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트럭 시위 직후 사용자 측에서는 이벤트를 연기하고, 바리스타 1600여명 채용 계획을 발표하는 등 매장 직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개선책을 제시한 바 있는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지난달 28일부터 새 이벤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여전히 높은 업무 강도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게 직원 측 전언이다. 사용자 측의 처우 개선 방안에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실제 연말까지 진행되는 ‘겨울 e-프리퀀시 이벤트’가 시작된 지난달 28일 오전 8시쯤 찾은 서울 용산구의 한 스타벅스 지점에서는 이른 시간임에도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대기 고객이 20명을 웃돌았으며 음료 수령까지도 10분 이상 소요됐다. 음료를 제조하느라 바쁜 직원을 상대로 사은품인 ‘홀리데이 기획상품(MD)’을 찾는 소비자 문의도 쇄도했다.

 

앞서 트럭 시위를 위한 모금에 참여했던 파트너 A씨는 “사은품도 지난해 대비 더 제작되고, 굿즈 행사는 연기되긴 했지만 연례 최대 이벤트인 만큼 업무 강도는 (힘들기로 치면) 똑같다”며 “오픈런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기 행렬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파트너 B씨는 앞서 진행된 핼러윈 이벤트의 방식에도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29∼31일 파트너들이 ‘핼로윈 코스튬’을 하라는 공지가 나왔을 때는 기겁했다”며 “다행히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유니폼 등에 스티커 정도 붙이라는 지시였지만 앞선 논란이 있어서 그런지 반갑게 느껴지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럭 시위 후) 임금에는 변화가 없다”며 “고생한다면서 간식이라며 빵을 지급하더라”라고 씁쓸해했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 파트너들은 지난 9월28일 진행됐던 리유저블컵 무료 제공 이벤트 당시 업무 부담이 과도했다고 호소하며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트럭 시위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 7∼8일 시위 후 사측은 “파트너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점검할 예정”이라며 사과와 함께 임금 체계와 근무환경 개선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사은품 최초 수령일 연기 ▲휴게공간 개선 ▲연말까지 정규직 바리스타 1600여명 채용 등도 약속했다.

 

파트너들 사이에선 이 같은 처우 개선 방식도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스타벅스 직원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파트너 추천제’ 안내문. 파트너 C씨 제공

 

‘파트너 추천제’에 대한 불만이 컸는데, 지난달 스타벅스 사내 게시판에는 ‘스타벅스에 지인을 소개시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안내 글이 올라왔다.

 

추천제 대상은 스타벅스에 재직 중인 파트너로, 추천한 바리스타 지원자가 채용될 시 인당 3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게 그 골자다. 다만 지원자가 3개월 근속 시에만 이 같은 인센티브가 지원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 제도는 올해 처음 도입됐는데, 사측이 앞서 약속한 파트너들의 처우 개선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지가 올라오자 몇몇 파트너들은 “사측이 열악한 근무환경을 둘러싼 책임을 왜 우리에게 떠넘기냐”고 비판했다.

 

파트너 C씨는 “대체 뭐가 처우 개선인지 모르겠다”며 “30만원 받고 친구와 절교하는 새로운 방법인가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아울러 “왜 지인들을 추천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불이익이 올지도 모르니 일단 모아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다른 파트너 D씨도 “만성적인 인력난에 1600여명 채용까지 내걸었으니 파트너들까지 동원하는 것 아니겠냐”며 “보너스를 주면서 인력을 확대한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것 같긴 하지만 솔직히 다단계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나아가 “돈은 적게 주는데 업무 강도는 극악이라 퇴사율이 높으니 ‘3개월 근속 조건’을 붙인 것 같다”며 “10년차와 1개월 차 바리스타가 똑같은 시급을 받는 임금 제도 해결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파트너 추천제는 인재 확보를 위한 여러 형태 중 하나일 뿐”이라며 “이외에도 현재 다양한 채널을 통해 채용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연 인턴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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