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선수 욕설·불법도청 정황 담긴 심석희 카톡 논란도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원심 판결문이 공개된 가운데, 심석희 선수 측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심석희의 대리인 조은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최근 조씨 측 변호인이 작성한 의견서를 기초로 심 선수에 관한 언론보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그 자체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14조, 제24조 등을 위반하는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심 선수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성폭력 피해 여성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리인으로서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여러 가지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겠으나 이 역시, 심 선수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게 될까 우려된다”며 “앞으로는 심 선수에 대한 2차 피해가 없도록 신중한 보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심 선수에 가해지는 무분별한 2차 가해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심 선수 관련 의혹들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흠집 내기로 이어져선 안 된다”며 “카카오톡은 카카오톡이고, 성폭력 피해는 성폭력 피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일부 네티즌들은 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진 선수의 피해도 부정하며 비난하고 있다”며 “완전무결한 피해자가 아니면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심 선수가 어떤 카카오톡 메시지를 썼더라도 그것이 심 선수가 받은 피해를 희석할 수는 없다”며 “당연히 조재범 코치의 가해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법률검색 서비스 사이트를 통해 심 선수가 조씨에게 성폭행, 강제추행, 협박 등을 당한 경위가 구체적으로 담긴 조씨의 1심 판결문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조씨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30차례에 걸쳐 심석희를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징역 10년 6개월, 2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조씨는 지난달 9월17일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했다.
심 선수는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국가대표팀 한 코치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동료 선수들을 향해 욕설 등 비하하는 표현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평창올림픽 당시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이어 불법 도청 의혹이 추가로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권익위 국민신문고에는 심 선수가 동료 선수 등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는 의혹 관련 고발 민원이 접수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