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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이 돌아왔다’ 빛바랜 구호 [9·11 테러 2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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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1 17:00:00 수정 : 2021-09-11 17: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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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최대 위기 직면

아프간 철군사태 거치며 지지율 추락
‘세계경찰’ 자처하던 美 자존심에 상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짧은 일문일답을 나누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 과정에서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프간 철군은 현명한 결정이고, 미국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라며 “철수 작전은 대단한 성공”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8월29일∼9월1일, 성인 1006명 대상)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4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정평가가 51%로 과반이었다. 지난 6월 조사에서 지지율이 50%, 부정평가가 42%였던 것이 아프간 사태를 거치며 역전됐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지난 2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6%를 기록하며 3주 연속 50%를 밑돌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사태를 거치며 많은 것을 잃었다. 철군을 시작하자마자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며 철수 작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떠나기 위한 민간인의 탈출 행렬은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 대국민 연설에 나선 바이든은 “국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혀 ‘미국이 돌아왔다’는 자신의 구호를 무색하게 했다. 그리고 미군 13명, 민간인 170여명이 사망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자살 폭탄테러로 궁지에 몰렸다.

지난 4월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설문에서 미군 철수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69%를 기록했지만 철수가 시작되고 혼란상이 벌어지면서 지지 응답은 49%로 곤두박질쳤다. 철수 과정과 시기 등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 20주년을 맞아 테러가 발생한 세 곳을 모두 방문한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 워싱턴 인근 국방부(펜타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이 대상이다. 질 바이든 여사도 여정에 동행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다로 피해를 본 북동부 뉴욕시와 뉴저지주를 찾았다. 남부 루이지애나주 수해 현장을 방문한 뒤 나흘 만의 현장 행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내주부터 미국인의 마음속 중심이자 앞자리에 서 있는 문제들을 소통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현장 행보를 두고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과 그로 인한 책임론에서 눈을 돌려 관심을 국내 문제로 전환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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