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 감염자 20%는 ‘무증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 감염’(breakthrough infection) 추정 사례가 국내에서 647명으로 확인되면서 일각에선 백신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미국에서도 돌파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미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을 높여 코로나19에 노출되는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4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미국에서 돌파 감염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한 사례는 591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백신 접종 완료자(1억6100만여명)의 0.004% 수준이다. 65세 이상인 경우는 4392명(74%)이다.
돌파 감염의 특징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다는 데 있다. 5914명 중 1164명(20%)이 무증상 감염자다. 또 입원한 5601명 중 1529명(27%), 사망한 1141명 중 292명(26%)이 무증상이거나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CDC는 모든 돌파 감염 사례를 추적하다가 올해 5월부터 입원이나 사망과 관련된 사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4월 말까지 전체 백신 접종 완료자 1억100만명 중 1만여명이 돌파 감염 사례로 집계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돌파 감염이 발생하는 건 백신의 예방 효과가 100%가 아니고 면역 반응이 기저질환 유무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백신 전문가인 윌리엄 모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박사는 AP통신에 “(돌파 감염자는) 백신이 효력을 완전히 발휘하기 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렇다고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생화학자인 로버트 다넬 뉴욕 록펠러대 박사는 NBC방송에 “(백신을 맞아) 좋은 항체가 많이 있다면 바이러스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 바이러스와 결합해 아플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면역학자인 사라 포춘 하버드대 T.H. 챈 보건대학원 박사도 “백신은 바이러스 입자의 인체 침입을 대부분 막는 스크린 같은 역할을 한다”며 “바이러스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는지, 즉 지역사회의 백신 접종률 등 다양한 요인이 스크린의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하고 전염성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돌파 감염 사례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포춘 박사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돌파 감염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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