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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선수단, 女와 '호텔 술판'… KBO, 구상권 청구할 수 있을까 [법잇슈]

입력 : 2021-07-17 06:00:00 수정 : 2021-07-17 10: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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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가 16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방역수칙을 위반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징계를 논의했다. 사진은 16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 모습. 뉴시스

경기 전날 호텔에 외부 여성을 불러 방역수칙을 어겨가며 술자리를 즐기다 코로나19에 확진된 프로야구 NC 선수단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박석민·권희동·이명기·박민우에게 각각 7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원씩을 부과했다. KBO는 또 NC에 제재금 1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징계는 이 정도로 마무리됐지만,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가 벌어진 만큼 KBO가 해당 선수들이나 NC 구단에 구상권을 청구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지난 5일 밤부터 6일 오전 4시21분까지 여성 2명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방 안에서 술을 마셨다. 경기 전날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술자리를 가진 것이다. 그 결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박민우를 뺀 나머지 5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성 2명은 7일 오전에 확진 사실을 알았다. 박석민 해명에 따르면 동석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8일 오전이었다.

 

◆코로나19 걸린 상태로 경기 출전, 다른 구단 선수에게 전파 가능성

 

NC와 6∼7일 잠실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두산 선수단에서도 10일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NC와의 경기 중 전파 가능성이 제기된다. 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13일부터 리그를 중단하기로 했다.

 

KBO는 “1군 선수의 확진 및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각각 68%인 두산(확진 선수 2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과 64%인 NC(확진 선수 3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5명, 코칭스태프 10명)의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고 타 팀의 잔여경기 역시 형평성 문제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고, 최근 전 사회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방역 당국의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잔여경기 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 구장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19일부터 8월9일까지는 도쿄올림픽 휴식기로 실제 리그 중단 기간은 13∼18일 일주일간이고 경기수로는 팀당 6경기씩 총 30경기다.

 

◆리그 중단으로 KBO와 각 구단, 중계권료 등 손해...“구상권 청구해야” 주장도

 

이번 사태로 리그가 중단된 만큼 KBO와 각 구단들은 중계권료 등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중계권료는 KBO가 구단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만일 리그가 축소 운영하지 않고 연말까지 예정된 일정을 다 소화하면 중계권료에서 나오는 손실은 최소화할 수 있다. 경기를 축소 운영하면 KBO뿐 아니라 각 구단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 줄어드는 셈이다.

 

KBO는 이 경기를 추후 편성해 예정된 경기를 모두 소화한다는 입장이지만, 한 번 중단된 일정을 재개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NC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유흥을 즐기다가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가 발생한 만큼 구상권 청구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거세게 나온다.

왼쪽부터 NC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연합뉴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명시적 규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법 제750조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6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등은 집합금지 명령을 어긴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등에서 14건의 구상권 청구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대구시가 신천지에 10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건강보험공단이 전광훈 목사가 있는 사랑제일교회에 약 5억6000만원의 배상을 청구했다. 다만, 모두 소송 진행중으로 결과가 나온 곳은 아직 없다.

 

◆“동선 고의로 숨겼는지, 그로 인해 리그 중단까지 예상했는지 확실히 나와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KBO가 선수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는 있다고 보고 있다.

 

변호사인 최단비 원광대 로스쿨 교수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구상권 청구, 즉 손해배상은 가능한데 여기서는 인과관계가 중요하다. 어디까지의 돈을 인정해줄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역학조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을 때의 손해배상이 있었을텐데 사상 최초로 (리그) 경기가 멈췄는데 그건 (중간에 끼어있는)인과관계가 너무 크다. 법원이 어디까지 인정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일대 신호등에 빨간 신호가 켜져 있다. 연합뉴스

최 변호사는 세계일보 통화에서 “강남구에 따르면 선수들이 역학조사를 제대로 협조 안했는데 정부에서는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 안하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했다”라며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을 알면서도 역학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 하면 손해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역학조사에 동의를 안해서 손해가 발생하면 그로인해 발생하는 액수가 있는데 이 선수들이 역학조사를 제대로 안했을 때 시즌이 중단될 것이라는 생각까지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열 변호사는 “이 선수들이 본인들이 코로나19를 걸렸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전파시킨 건 아니지 않나”라며 “(술자리 함께한 여성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들끼리 별개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안 걸렸으면 넘어가려고 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코로나19 걸린 것을 알고도 뛰었고) 그렇게 돼서 경기가 중단된 것이라면 확실하게 어마어마한 구상권 부담을 져야할 것인데, 전후관계가 확실하게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성문 변호사는 “구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밀접접촉자들 자가격리 시키고 2군에서 선수를 올려서 리그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커져서 리그 자체를 중단한 것”이라며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리그 중단으로 생긴 손해에 대한 구상권 청구는 너무 나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BO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어긴 점은 인정되지만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상권 청구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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