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델타변이’ 경고등에도 고삐 푼 정부… 뒤늦게 거리두기 강화 ‘허둥지둥’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7-14 06:00:00 수정 : 2021-07-14 00:24:3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델타변이 일주일새 374건 늘어
70%가 델타형… 알파형은 30%
방역당국 “8월 우세종 가능성”
확진 역대 최다… 1500명 넘을 듯
13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중 인도발 델타형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가까이 높아졌다. 그동안 다수를 차지하던 영국발 알파형 변이 바이러스를 뛰어넘었다. 코로나19 4차 유행과 맞물려 델타 변이 공습에 속수무책인 양상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또다시 최다 기록을 깨며 1500명대로 예상된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10일 주요 변이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총 536건이 확인됐다. 이 중 델타 변이가 374건으로 69.8%를 차지했다. 알파형은 162건(30.2%)이었다. 지난 6월27일~7월3일에는 알파형이 51.7%, 델타형이 47.1%로 알파형이 더 많았으나 처음으로 역전됐다. 전체 델타 변이 건수는 한 주 전보다 374건 증가한 79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에서 특히 확산세가 거세다. 6월27일~7월3일 국내 감염 중 수도권 델타 변이 비중은 12.7%였으나 지난주 26.5%로 배 이상 늘었다. 높은 전파력에 집단감염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신규 변이 집단감염 18건 중 델타 변이가 11건에 이른다. 역학적으로 연관된 확진 건수는 230건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8월 말쯤 90%가 델타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도 최선을 다해 유행을 통제하고 있지만, 8월쯤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선별진료소 곳곳 ‘혼잡’ 13일 서울지역 선별진료소의 혼잡도 현황을 보여주는 ‘스마트서울맵’ 화면에 ‘혼잡’ 표시가 여럿 보인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서울시내 선별진료소마다 인파가 몰리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서울 613명을 포함해 1440명이다. 전날 동 시간대에 비해 400여명이나 많다. 14일 0시까지 기준으로 하면 15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 최다기록(7월10일 0시 기준 1378명)도 거뜬히 깼다.

 

페루에서 처음 보고된 람다 변이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페루에서 발생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81%가 람다 변이 감염자다. 남미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진 람다 변이는 북미, 유럽, 중동으로까지 확산해 현재 미국·캐나다·영국·독일·프랑스·이스라엘·이집트·호주 등 세계 29개국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국내에선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델타변이’ 경고에도 방역완화… 결국 확진자 폭증 禍 불렀다

 

인도발 델타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라고 해서 확산을 차단할 특단의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기본적인 방역 외에 뾰족한 방어 수단이 없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는 늦었고, 당장 맞아야 할 백신도 물량 부족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델타 변이 확산 중 거리두기 개편 논의

 

1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초만 해도 델타 변이에 대해 “점유율이 낮고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5월30일~6월5일 전체 변이 바이러스 중 영국발 알파 변이가 84.6%로 대부분이었다. 주간 신규로 확인되는 변이 바이러스 중에도 델타 변이는 9.7%에 그쳤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정부의 장담을 무색하게 할 만큼 델타 변이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주간 신규 변이 바이러스 중 델타 변이 검출률은 6월13~19일 13.4%에서 6월20~26일 27.3%로, 6월27~7월3일 47.1%로 급증했고, 지난주도 전주보다 22.7%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13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의 세계음식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7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준비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정부는 방역 강화보다 완화 쪽으로 틀었다. 그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4차 대유행이 닥치고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자 뒤늦게(7월12일)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했다.

 

이와 관련,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사후 평가를 하면 방역을 더 강하게 관리했어야 한다는 평가가 가능하지만, 6월 중순까지 확진자는 하락세를 보여 7월 거리두기 전환이 타당하겠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총사령관으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작전계획을 세우고 행동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13일 광주 서구 빛고을체육관에 설치된 '서구코로나19예방접종센터'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 등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백신 대규모 접종은 8월에나

 

델타 변이를 포함해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할 근본적인 방법은 백신뿐이다. 방역 당국이 지난 5월 확진된 60세 이상 3906명을 분석한 결과 94.7%가 백신 미접종자와 1차 접종 후 14일 이내 사람인 데서 보듯 백신은 감염 차단에 효과적인 수단이다. 영국 보건당국의 분석에서도 델타 변이에 대해 화이자 백신은 87.9%, 아스트라제네카는 59.8% 예방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국내 백신 접종률은 답보 상태다. 1차 접종률은 지난 1일 29.9%에서 이날 30.4%로, 접종 완료율은 9.8%에서 11.6%로 각각 0.5%포인트, 1.8%포인트 상승했을 뿐이다.

 

전날에는 55∼59세 접종 사전 예약이 백신 물량 소진으로 185만명만 받고 마감되는 일도 벌어졌다. 백신 물량을 확보하지도 않고 예약을 받았느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방역 당국은 “백신의 도입과 접종이 이뤄지는 의료기관 배송 일정까지 고려해 안정적으로 접종이 가능한 물량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혜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반장은 “19일로 안내한 추가 예약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8월에는 충분한 양의 백신이 확보될 것이기에 접종을 희망하는 50대 연령층 모두에 기회가 부여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인천시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방역관계자가 검체 용기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신속 분석·부스터샷으로 델타 대응

 

정부는 델타 변이 확산 차단을 위해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델타 변이 검사가 가능하도록 15일부터 2주간 PCR(유전자증폭) 분석법을 시범적용한다. 현재는 알파, 베타, 감마 3종에 대해서만 PCR를 진행하고 있다.

 

부스터샷(추가접종)도 검토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올해 구매한 물량 범위 내에서 추가 접종할 수 있고, 내년에도 변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이번 추경에 mRNA 백신 5000만회분을 구매하는 선급금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발열, 미각·후각 소실, 두통, 인후통, 콧물 등 일발적인 감기 증상이 있는 경우 델타 변이 감염을 의심하고 즉시 검사를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진경, 박영준 기자 l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