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은 안 늘고 증여만 급증
서울 평균 11억4283만으로 ↑
전국 5억… 전셋값 0.88% 올라
6월 전국 주택매매가 1.31%↑
수도권 상승률 1.63%로 뛰어

이달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인상된 종합부동산세율이 적용된 가운데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의 아파트값과 전셋값 상승폭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전국의 평균 아파트값은 각각 7억원과 5억원을 돌파했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투기 수요를 잠재우겠다는 정부 취지와 달리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 잠김 현상만 심화하는 모양새다.
28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1.31% 올라 지난달(0.96%)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수도권 집값도 지난달 1.18%에서 이달 1.63%로 상승률이 뛰었다.
6월 수도권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7억1184만원으로, 처음으로 7억원을 돌파했다.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액이다.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2016년 10월(4억471만원) 처음 4억원을 돌파한 뒤 2년 1개월 만인 2018년 11월(5억124만원) 5억원대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0월에는 6억455만원으로 1년 11개월 만에 6억원대에 들어섰고, 이후 7억원을 돌파하는 데는 불과 8개월이 걸린 셈이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억4283만원으로 지난해 6월(9억2509만원)과 비교하면 1년 새 2억원 넘게 올랐다. 한강 이북 14개구의 평균 아파트값은 9억290만원으로 처음 9억원을 넘겼다. 한강 이남 11개구의 평균 아파트값은 13억5371만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국 평균 아파트값도 지난달 4억9468만원에서 이달 5억462만원으로 5억원을 돌파했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이달 전국의 평균 주택 전셋값은 0.88% 올라 지난달(0.57%)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도 0.90%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난달(0.6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1.07%, 1.34% 오르며 수도권 평균 전셋값 상승률도 0.71%에서 1.04%로 뛰었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6억2678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한강 이남 11개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7억1415만원에서 이달 7억3138만원으로 급등했다.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 아파트 전셋값(1억5170만원)도 이달 들어 처음으로 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전국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3억921만원에서 이달 3억1413만원으로 올랐다.
집값·전셋값 동반 상승세가 가속화한 원인은 이달 들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전월세신고제 시행 등으로 시장 매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도 높은 규제로 다주택자를 압박해 규제 시행 전 매물을 쏟아내도록 하겠다는 게 당초 정부 구상이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주택 거래량이 많이 늘지는 않았고, 되레 증여만 급증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주택 증여 건수는 각각 1973건과 1674건이었다가 3월과 4월에는 각각 3022건과 3039건으로 늘어났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입주 물량이 부족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로 매물이 잠기면서 수급 불균형이 가시화함에 따라 매매·전셋값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여기에 철도 개발 호재 등이 매수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단기적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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