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포항에서 여중생에 조건만남을 강요했다가 신고당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집단 강간 및 성폭행한 사건 관련해 경찰이 27명을 추가로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이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된 8명까지 더하면 모두 35명이 적발된 셈이다. 이들의 연령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28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가출한 미성년자에게 편의를 제공한 뒤 이를 빌미로 조건만남을 강요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혐의로 총 27명을 적발해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27명 중 12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가출한 여중생에 편의를 제공한 뒤 이를 빌미로 조건만남을 강요하고 성매수남들에게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조건만남을 통해 대금 15만원을 받으면 5만원을 여중생에게 주고 1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다른 15명은 ‘조건 만남’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여중생을 상대로 성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수남 직업군은 회사원 등 다양하며 모두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7일 조건만남을 거부한 여중생을 집단 폭행하고 감금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2개월간 포항 지역에서 유사 범행에 관해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 A(22)씨는 평소 알고 지낸 여중생들에게 조건만남을 할 여학생을 구해오라고 지시했다.
이에 여중생 3명은 지난달 28일 또래 여중생 B양을 협박하며 조건만남을 강요했고, B양은 이를 거절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여중생들은 B양에게 보복하기 위해 2명을 더 모아 지난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3시간 동안 B양을 집단 폭행했다.
당시 20대 초반 남성 1명과 10대 남성 1명도 B양을 차에 태워 이동하며 폭행에 가담했다.
이 과정에서 B양은 얼굴과 몸을 심하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B양 가족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지난달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촉법소년, 미성년자 가해자들의 성매매 강요와 집단 폭행으로 인한 15세 여동생의 앞날이 무너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건물 옥상에 동생을 세워두고 신고에 대한 보복이라며 집단 폭행이 시작됐다. 여럿이 둘러싸고 머리와 얼굴·몸을 무차별적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기절한 상태에서도 폭행을 지속했다”며 “기절한 동생 위에 올라타 성폭행을 일삼고 입속에 침 뱉기와 담배로 지지기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온갖 악한 만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 청원에는 한 달 동안 15만8715명이 동참했다.
정흥남 포항북부경찰서장은 “청소년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앞으로도 조건만남 등 불법 성매매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경찰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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