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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환풍구로 담배 냄새가” 지적에… “비싼 아파트 이사 가시던가” 반박 쪽지

입력 : 2021-06-17 14:30:00 수정 : 2021-06-17 17: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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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공분 속 “개인적으로 해결할 일” 반대 의견도
‘세대 내 흡연’ 금지 규정 없어 끊이지 않는 입주민 갈등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캡처

아파트 화장실 환풍구를 타고 담배 냄새가 올라온다며 흡연 자제를 호소하자 “비싼 아파트로 이사가라”는 내용의 반박 메모가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다.

 

1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한 소형아파트 담배 배틀 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아파트 입주민이 쓴 협조문과 이에 반박하는 내용이 담긴 쪽지 두 장이 담겨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협조문 작성자 A씨는 “최근 들어 5호 라인에 환풍구를 타고 화장실로 담배 냄새가 너무 많이 나고 있다”며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환풍기를 켜시면 다른 세대로 담배 냄새가 다 옮겨간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지만, 다른 세대에 피해 주지 않으려고 1층 내려가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며 “그러니 앞으로는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 협조문에는 “저도 제발 부탁드린다”, “부탁드릴게요. 특히 안방 화장실” 등 공감을 표시한 다른 입주민의 글도 담겨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캡처

하지만 이 호소문 아래 한 주민 B씨는 “(그 문제는) 아래층에 개별적으로 부탁할 사안인 듯하다”며 “베란다, 욕실은 어디까지나 개인 공간이다”라며 “좀 더 고가의 APT(아파트)로 이사를 하든가, 흡연자들 흡연 공간을 달리 확보해달라”고 반박하는 쪽지를 남겼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공동주택에 살면서 그런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 “화장실 환풍구는 같은 라인이면 다 연결되는데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말자”, “정말 이기적이다”, “흡연 자제 부탁하는데 아파트 가격이 왜 나오나” 등 공분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고려해 건설사가 구조를 변경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또 “마치 흡연자가 잠재적 범죄자인 듯 공개적으로 글을 올린 행위는 적절치 않다”며 “개인적으로 해결할 일이 맞다”라는 의견도 나왔다.

 

공동주택에서 간접흡연 문제로 인한 입주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아파트 내 간접흡연 피해 민원은 2015년 260건, 2016년 265건, 2017년 353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공동주택관리법상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아파트 관리 주체 측이 입주자에게 실내 흡연 중단을 권고할 수 있을 뿐, 실내 금연을 강제할 수 없어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거주 가구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금연 아파트’로 지정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복도, 엘리베이터 등 공공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된다. 다만 금연 구역 외 장소인 베란다나 화장실 등 ‘세대 내 흡연’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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