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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오접종 불안 커지는데… 황당한 軍, 장병 6명에 ‘맹물 백신’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6-15 06:00:00 수정 : 2021-06-15 01: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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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접종 잇따라 불안감 고조
국군대구병원 의료진 실수로
사용한 백신병에 식염수 섞어
누가 잘못 맞았나 구분도 못 해
화이자 접종 20대 장병 숨지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접종 과정에서 과다·과소투여 등 오류가 잇따르면서 접종 대상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군 병원의 실수로 일부 장병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에서 ‘맹물 백신’을 맞은 사례까지 나왔다.

14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군대구병원이 지난 10일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화이자 백신 단체 접종을 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실상 ‘식염수 주사’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은 통상 1바이알(병)당 6∼7명에게 투약할 수 있다. 백신 원액이 담긴 병에 주사기로 식염수를 주입해 희석한 뒤 접종한다. 국군대구병원의 경우 접종 담당자가 이미 용법대로 사용한 백신병을 새 병으로 착각해 6명에게 재사용하면서 백신 원액이 거의 섞이지 않은 식염수를 접종한 것이다. 병원 측은 접종 당일 실수를 인지했으나, 재접종이 필요한 장병 6명이 누군지는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동시간대 접종한 장병 21명을 재접종이 필요한 인원으로 분류했고, 21명 중 재접종 희망자 10명만 다시 백신을 맞도록 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국군의무사령부 측은 “재접종자들에게 1일 3회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특이 증상을 보이는 인원은 없다”며 “접종 오류 재발방지를 위해 군 접종기관 및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조제 절차에 대한 재교육과 절차 준수를 강조했다”고 해명했다.

201신속대응여단 복무 군인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이날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관련 내용을 폭로하면서 “사태 책임이 있는 병원 측은 일언반구 사과도 없이 너무 많은 인원을 접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말과, 두 번 맞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장병이 사망하기도 했다. 지난 7일 화이자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받은 서울 육군 모 부대 소속 장병 A씨가 생활관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숨졌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팀장은 “(A씨가 20대의) 젊은 연령이고 특별한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검 결과가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평가·심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백신 접종오류와 관련해 이날 오전까지 105건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 부안군 의원에서 과다접종한 사고처럼 접종 용량을 준수하지 않았거나 접종자에 따른 백신 종류를 잘못 판단한 사례 등이다.

추진단은 하반기 백신 종류가 더 늘어나면 접종오류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와 협의해 ‘안전접종 민관대책협의회’(가칭)를 구성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접종 백신 종류 제한, 백신별 개인식별 표시 부착, 동선 분리, 교육 강화 등이 거론된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오접종으로 인해 이상반응이 생겼을 때 국가보상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국가에서 선보상을 하고 해당 위탁 의료기관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박유빈·박병진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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