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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병원서 '맹물 백신' 주사…사용 완료한 병에 식염수 담아 6명 접종 ‘황당 실수’

입력 : 2021-06-15 07:00:00 수정 : 2021-06-15 09: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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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간대 접종한 21명 중 희망자 10명에게만 재접종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에서 군 병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일부 장병들이 사실상 '맹물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군 관계자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군대구병원에서 지난 10일 진행된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화이자 백신 단체접종 과정에서 6명이 백신 원액이 소량만 포함된 주사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 백신은 통상 1바이알(병)당 6∼7명에게 투약할 수 있다. 백신 원액이 담긴 병에 식염수를 주사기로 주입해 희석한 뒤 투약하는 방식으로 접종이 이뤄진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담당자가 이미 용법대로 사용을 마쳐 원액 잔량만 남은 백신 병을 치우지 않고, 새 병으로 착각해 6명에게 재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백신 원액이 거의 섞이지 않은 '식염수 주사'를 맞은 셈이다.

 

더욱이 병원 측은 당일 투약 실수를 인지하긴 했으나, 재접종이 필요한 장병 6명이 누구인지까지는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동시간대에 접종한 장병 21명을 재접종이 필요한 인원으로 분류했고, 21명 가운데 재접종을 희망한 10명만 다시 백신을 맞도록 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국군의무사령부 측은 "재접종자들에게 일일 3회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특이 증상을 보이는 인원은 없다"며 "동일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해 군 접종기관 및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조제 절차에 대한 재교육과 절차 준수를 강조하고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201신속대응여단에서 복무하고 있는 군인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이날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관련 내용을 폭로하면서 "누가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태 책임이 있는 병원 측은 일언반구 사과도 없이 너무 많은 인원을 접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말과 2번 맞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의 논리가 과연 민간인을 상대하는 곳이었어도 통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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