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업체, 특정 장소에 물건 내려
자활근로가 직접 분리한 뒤 배달
입주민들과 갈등 없어 대안 부상
취약층 일자리 창출 확대도 장점
최근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갈등’이 큰 이슈가 됐다. 주민 안전 차원에서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은 입주민과 지하 주차장의 높이가 낮아 진입할 수 없다는 배송원 간 대립이 골자다. 택배 노조는 결국 ‘문앞 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단지 입구에 상자 수백개를 쌓았다. 일부 노조원은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에서 지역자활센터와 연계해 특정 장소에 물류 거점을 마련하고 물품을 전달하는 ‘착한 택배’가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인천 연수구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연수주공1차 및 청학동 서해아파트에서는 민·관이 함께 하는 착한택배 서비스가 본격 시작됐다. 배송지가 각 아파트로 기재됐을 때 택배차량은 각 단지가 아닌 주공아파트 내 마련된 거점 장소로 이동해 상품을 내린다. 그러면 8명의 자활근로 참여자들이 맡은 구역별로 상자를 분리한 뒤 친환경 전동카트나 손수레를 끌어 고객 집 앞까지 상품을 배달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입주민과 물품 운송자 간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거나 “고생이 많다”고 격려하는 등 응원의 말을 전한다. 그동안 어르신을 활용한 실버택배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행정기관과 자활센터가 협력해 배송·집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이번 사업은 거점택배의 용이성을 알리고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기획됐다. 관할 연수구청은 예산·행정 지원 역할을, 연수지역자활센터와 서울실버종합물류는 각각 운영과 경영 컨설팅을 맡는다. 택배회사는 자체 인프라와 물류체계를 기반으로 안정적 공급이 이뤄지는 데 힘쓴다.
한 자활근로 참여자는 “과거 생계에 관한 고민이 많았는데 물건을 나르며 생산적인 구슬땀과 더불어 수입까지 생겨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수지역자활센터는 향후 착한택배 업무 범위를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여러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 확대도 검토 중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자활사업으로 취약계층의 물류업 기반 일자리 창출을 꾀할 것”이라며 “택배 관련 교육훈련 기회 제공으로 물건을 받는 주민들의 기분도 신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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