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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지상에 떨어질 것" "불 타 사라진다"… 美·中 모두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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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10 08:30:33 수정 : 2021-05-10 08: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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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 놓고 치열한 경쟁… 전 세계 우려만 키우는 G2
중국이 개발한 독자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 '톈허'(天和)를 실은 창정 5B 로켓이 지난 4월 29일 하이난(海南)성 원창(文昌)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잔해가 지상에 떨어질 것’, ‘우리 로켓은 불에 타 사라질 것’

 

중국의 우주발사체 ‘창정-5B호’의 잔해 추락을 놓고 미국과 중국 양측이 내놓은 주장이 모두 틀렸다. 우주 개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양측이 과학적 근거 없이 위험과 기술을 과장하는 식으로 서로를 견제하며 전 세계의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 되고 있다.

 

중국 유인항천(항공우주) 판공실은 로켓 잔해가 9일 오전 10시 24분(베이징 시간·그리니치표준시 기준 2시 24분)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소멸했으며 일부 잔해가 추락한 관련 해역은 인도양인 동경 72.47도, 북위 2.65도 주변이라고 밝혔다.

 

애초 제기된 우려처럼 로켓 잔해가 지상에 떨어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다월 박사는 로켓 추락에 앞서 지난 4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엔지니어들이 로켓이 발사 직후 위험하지 않은 지역으로 추락하게끔 비행 궤도를 설계할 수 있었다”면서 “추락 시간과 지점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로켓의 상세설계가 필요하지만, 중국이 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로켓 잔해 지상 추락 논란이 불거지면서 미국 백악관 등이 나서 ‘중국의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중국의 로켓 잔해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미 우주사령부는 창정 5호B의 위치를 인식해 추적하고 있다”며 “우리는 리더십과 책임 있는 우주 행동을 촉진하고자 국제사회와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중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또 비영리 연구단체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AC)은 로켓 잔해가 8일 오후 11시 43분(한국시간 9일 낮 12시 43분, 오차범위 ±16시간)에 아프리카 북동부에 추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지상 추락 우려를 제기하던 서방의 주장에도 중국의 로켓 잔해는 다른 기존의 로켓처럼 상당 부분이 대기권에서 산화됐다. 대부분의 로켓이 대기권에서 산화되는데도, 미국 등 서방은 중국 로켓에 대해 문제를 다른 때보다 과할 정도로 지적한 셈이다.

 

중국은 로켓 잔해가 아무런 피해 없이 지구에 추락하자 자신들의 기술이 대단한 것처럼 떠벌리고 있다.

 

로켓 잔해가 대기권에서 연소됐지만, 일부는 인도양의 아라비아해에 떨어졌다. 로켓 모두가 산화된 것이 아니라 일부가 추락한 것이다. 장소가 바다였을 뿐이지 지상이었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중국은 잔해 추락 논란이 커지자 로켓 잔해가 크지 않은데다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만들어져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쉽게 소실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로켓은 특수한 기술을 사용해 설계돼 대부분 부품이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불에 타 사라질 것”이라며 “항공 활동과 지구에 해를 끼칠 확률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중국이 특수 기술로 잔해가 연소될 것이라 했지만 분명 잔해 일부는 바다로 떨어졌다. 다행히 장소가 바다여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뿐이다. 

 

인도양에 떨어진 잔해물은 무게 20t, 길이와 직경은 각각 31m와 5m로 달하는 발사체 상단의 일부로 추정된다. 그동안 다른 로켓 발사체들은 규모가 작아 대부분 산화됐지만, 이번 발사체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까닭에 일부 파편이 소멸하지 않을 우려가 제기돼왔고, 현실이 된 것이다.

 

더구나 중국은 일부 잔해가 바다에 추락하자 이번엔 친환경 연료를 꺼내들며 환경 오염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의 우주 전문가들은 환구시보 등에 “이번 로켓이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 일부 잔해가 바다에 떨어지더라도 수질 오염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중국의 우주발사체 ‘창정-5B호’의 잔해 일부가 인도양에 떨어진 것과 관련해 “우주여행 연구를 하는 국가들은 우주 물체의 재진입 시 지구의 사람과 재산에 관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이런 운용에 관한 투명성을 최대화해야 한다”며 “중국이 그들의 우주 파편에 관해 책임감 있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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