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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플로이드 살해' 백인 경관 3가지 살인 혐의 모두 유죄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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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1 12:46:53 수정 : 2021-04-21 12: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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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가 지난해 6월 1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9분 29초 동안 무릎으로 눌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45)에게 20일(현지시간)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배심원단은 지난해 5월 25일 플로이드가 사망한 지 약 11개월 만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백인 경관이 흑인 범죄 혐의자 체포 과정에서 혐의자를 살해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워 이번 평결은 모든 미국인에게 정의가 구현되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이날 평가했다.

 

플로이드는 쇼빈의 무릎에 짓눌려 있으면서 무려 20여 차례 이상 “숨을 쉴 수 없다”고 절규하다가 사망했고, 그의 숨이 끊어진 뒤에도 쇼빈은 계속 플로이드의 목에서 무릎을 떼지 않은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폴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미국 전역과 세계 주요 도시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전개됐고, 이 시위에 수백만 명이 참여했었다.

 

배심원단은 이날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쇼빈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평결했다. 쇼빈이 플로이드를 살해한 행위는 한 가지이나 쇼빈의 살해 의도를 놓고 3가지 혐의로 구분했고, 배심원단은 3가지 중 한 가지 혐의를 선정하는 대신에 모든 혐의에 대한 평결을 내렸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리면 담당 판사가 구체적인 형량을 정해 2개월 뒤 선고한다. 최대 형량은 2급 살인이 40년, 2급 우발적 살인은 10년, 3급 살인은 25년이다. 이 때문에 산술적으로 따지면 최대 75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나 판사가 3가지 혐의에 대한 형량을 모두 추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결할 수 있다고 NYT가 전했다. 미국 주요 언론은 쇼빈이 수십 년 동안 감옥에 수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사망케 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재판을 앞두고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다. AFP뉴스1

배심원단은 백인 6명, 흑인 4명, 다인종 2명 등 12명이었고, 성별로는 여성이 7명, 남성이 5명이었다. 배심원단이 약 10시간에 걸친 심리 끝에 만장일치로 3가지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내림에 따라 재판 진행 중에 보석으로 풀려났던 쇼빈은 즉각 다시 구속됐다.

 

미국 주요 도시는 이번에 쇼빈에 대한 무죄 평결이 나오면 대규모 소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주 방위군을 긴급 배치하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했었다. 그러나 미국 시민들은 유죄 평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평결이 나오자 백악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가 모두 안도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고, 우리는 이 나라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꿀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흑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오늘은 정의가 실현된 날”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결이 나오기 전에 “압도적인 증거가 있으니 좋은 평결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해 재판 개입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텔레비전으로 평결 발표를 지켜본 뒤 플로이드 유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바이든은 유가족과 변호인단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면서 자신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미국과 세계의 각계 인사들도 이번 평결을 환영하는 성명을 앞다퉈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배심원단이 옳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고,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사법 개혁을 촉구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고 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늘 평결을 환영하며 플로이드 가족과 친구들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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