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우니까 화나서 던졌다” 모텔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2개월 여아 친부, 학대 시인

아내 사기 혐의 구속 후 모텔 전전하며 두 아이 돌봐 / 학대 혐의 부인해오다 결국 인정

인천의 한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딸의 친부가 학대 사실을 자백했다.

15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27)씨가 경찰 조사에서 딸 B(생후 2개월)양을 던진 사실을 시인했다. 전날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최초 119 신고 당시 B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실수로 어딘가에 (아이 머리를) 부딪혔다”며 학대를 부인했었다. 하지만 계속된 경찰 조사에서 그는 “아이가 자꾸 울어 화가 나 아이를 던졌다”고 말했다.

B양은 13일 0시3분쯤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씨와 아내 C(22)씨, B양과 B양의 오빠(생후 19개월) 등 가족은 지난해 10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 월세를 얻고 전입신고를 했지만 보증금 문제로 집을 나와 부평구 일대 모텔 여러 곳을 전전했다.

B양은 2개월 전 한 모텔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이달 초 보증금 사기 혐의로 엄마 C씨가 구속되면서 A씨 혼자서 어린 두 자녀를 돌봤다.

사건 당일인 13일 새벽 A씨의 신고를 받고 모텔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B양이 호흡 중이었지만 심정지로 인해 팔다리가 푸른 색을 띠는 청색증이 왔고 코 안에서 출혈이 보였다고 했다.

B양은 구급대에 실려 인근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식이 없는 위중한 상태다.

소방당국의 요청으로 함께 출동한 경찰은 B양의 머리에서 멍 자국 등 학대 흔적을 발견하고 아빠인 A씨를 긴급체포했다. 정밀검사 결과 B양은 뇌출혈로 심정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적장애가 있는 A씨의 아내 C씨는 보증금 문제로 집주인과 갈등을 빚다가 사기 혐의로 피소돼 사건 발생 6일 전 구속됐다. 그는 지난해 7월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정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아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체포된 당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없이 곧바로 구속됐다.

이들 가족은 주거급여로 매달 15만원의 지원금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긴급생계지원 서비스를 신청해 3개월간 100만원씩을 지원받기도 했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에 남매의 가정 위탁을 요청했지만, 일정이 늦어져 혼자서 1주일간 남매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사건 당일 남매는 보육시설 입소 전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B양이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오빠만 혼자 미추홀구 한 보육시설에 입소했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5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