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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잡아라… ‘사회 새내기’ 유치 경쟁 팔걷은 금융권 [마이머니]

입력 : 2021-04-12 03:00:00 수정 : 2021-04-11 20: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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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 ‘맞춤형 상품’ 출시
국민銀, 금전관리 ‘마이핏 통장’ 선보여
하나銀, 초보 투자자용 ‘잔돈펀드’ 눈길
농협銀, ‘올원뱅크’ 앱으로 청년층 공략
우리銀, 웹툰형식 ‘200일 적금’ 대히트
신한銀, 금리 5.5% ‘마이홈 적금’ 이벤트

M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를 아우르는 세대를 이른다. 이들에 대한 관심이 요즘 유독 뜨겁다. MZ세대가 주축이 되는 20·30대는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최근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졌다. 정치권뿐만이 아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가 시나브로 사회의 전면에 등장하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소비 시장이나 금융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이 돈을 다루는 나이가 되면서 금융권도 이들을 잡기 위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디지털 익숙한 MZ세대… 재미·편리·소통 추구

1965∼79년 태어난 X세대가 디지털 체험 세대라면, 밀레니얼은 디지털 친화 세대, Z세대는 나면서부터 이미 디지털과 함께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11일 우리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은 이들 MZ세대 전 구성원이 만 20세 이상이 되는 첫해다. 전 산업의 디지털화에 맞물려,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가 기업의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가 사회 유행을 견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금융연구소의 분석이다.

이들은 교육 수준은 높지만 소득이 낮고, 미래 재무상태에 대한 불안감이 높기도 하다. 어떤 세대에도 뒤지지 않는 ‘스펙’을 갖췄지만, 좋은 직장을 갖거나 집을 사기는 더 힘들어진 세대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재테크와 금융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높다.

이들의 전면 등장은 금융권에서 기회이자 위기로 여겨진다. MZ세대는 정보기술(IT)과 금융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그만큼 디지털 플랫폼을 금융에 거부감 없이 활용하며, 투자 후기를 공유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가상화폐나 주식, 선물과 같은 고위험·고수익 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연구소는 “금융시장은 잠재 고객에서 주력 고객으로 부각하고 있는 MZ세대에 걸맞은 플랫폼과 그들의 관심 분야에 적합한 금융서비스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개인의 성향, 행동 패턴, 감성 분석에 기반을 둔 맞춤형 상품과 초개인화된 서비스 역량이 금융사의 디지털 경쟁력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KB경영연구소는 MZ세대가 ‘소유’보다 ‘경험’에 집중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에 끌리며, 인터넷이라는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분석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이 같은 특징의 MZ세대 비율은 이미 전 인구 중에 43.9%를 차지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MZ세대는 디지털 콘텐츠, 쇼핑,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자에게 맞춤화된 큐레이션 문화에 익숙하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별해 제안해 주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흥미 유발·‘보너스’로 눈길 잡는 맞춤 상품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주요 은행들은 MZ 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 상품은 주로 ‘소액’, ‘쉽게’, ‘빠르게’, ‘재미있는’, ‘수수료 면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만 18세 이상 만 38세 이하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입출금통장인 KB마이핏통장을 내놨다. 사회 새내기들이 소비지출 계획을 쉽고 빠르게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통장은 하나지만, 기본비, 생활비, 비상금으로 분리해 금전 관리를 할 수 있는 ‘쪼개기’ 기능이 핵심이다. 특히 ‘통장 안의 통장’이라는 개념을 도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비상금 기능을 필요에 따라 켜고 끌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금융상품 가입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투자자를 위한 소액 투자 펀드인 ‘잔돈 펀드’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일 출시한 잔돈 펀드는 1000원이라는 소액으로 가입 가능하고, 100원 이상의 잔돈으로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다. 잔돈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금연 등 미션 수행 시마다 적립금을 주는 흥미 요소를 더해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소위 ‘컵라면 대출’로 불리는 하나원큐 신용대출도 빠르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했다. 하나은행과 거래가 없어도 휴대전화와 인증서만 있으면, 3분 정도의 시간에 대출한도 조회와 실행이 가능한 상품이다.

NH농협은행은 기존 은행 앱의 틀을 깬 ‘올원뱅크’ 앱으로 청년층에 다가가고 있다. 오픈뱅킹 등록 시 전화 인증이나 공인인증서 없이, 이동통신사 인증을 통해 쉽게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다. 심지어 농협계좌 없이도 여러 은행계좌를 등록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앱이다. 국내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전 계열사가 참여한 통합 플랫폼으로 3월 말 기준 전년 대비 11% 증가한 6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편리한 플랫폼으로 디지털에 익숙한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NH농협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사회초년생을 위한 ‘첫급여 패키지’를 출시했다. 급여 이체 조건 충족 시 우리은행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전자금융 수수료뿐만 아니라 타 은행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자동화기기 및 자동이체 수수료까지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우리 200일 적금’은 웹툰 형식을 도입, 흥미를 유발하는 히트 상품이다.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캐릭터를 도입, 200일 적금 목표를 달성하도록 유도한다.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2.3%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인기 속에 지난해 10월 출시 후 19만 계좌 1700억원의 예치금을 모았고, 20만 계좌 완판을 앞두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우리은행은 추가 판매도 고려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지 않은 만 29세 이하 고객을 타깃으로 한 ‘신한 마이홈 적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시 함께 가입할 수 있는 묶음형 상품으로, 월 2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최대 5.5%에 달하는 특별금리가 매력적이다.

신한은행은 20대 고객을 위한 새로운 금융브랜드인 ‘헤이영’을 지난해 선보이고 ‘헤이영 머니박스’, ‘헤이영 체크카드’ 등 전용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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