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아동복지회(홀트)는 양부모 학대를 받아 생후 16개월 정인양이 숨진 ‘정인이 사건’ 관련해 22일 두 번째 사과문을 내고 “정인이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빌어본다”며 “책임과 비난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김호현 홀트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소중한 어린 생명이 스러져갔지만 지키지 못했다”면서 “어떠한 이유에서든 더 빠르게 행동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서 저희에게 물으시는 책임과 비난 또한 달게 받겠다”고 사과했다.
홀트는 입양체계 개선과 사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 회장은 “아동에게 가장 행복한 가정이 선정될 수 있도록 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결연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겠다”며 “혹여 아동이 겪을 어려움을 사전에 감지·예방할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사후관리를 위한 전문적인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했다.
또 김 회장은 “철저히 아동 입장에 서서 아이들을 살피고 보호할 수 있도록 상담·교육·심리·정서 지원 등을 강화·개선하여 입양가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면서 “행복한 미래를 누려야 할 아동들에게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정인이에게 잘못을 빌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서 홀트는 지난 6일 낸 입장문에서 “정인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입양 절차는 매뉴얼대로 준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입양기관 사후관리 경과’ 자료에서 지난해 5월 정인양 신체 일부의 멍 자국을 발견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등 홀트가 정인양 입양 이후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드러나 비판 목소리는 더 커졌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등 미혼모·입양·아동학대 관련 단체는 지난 7일 입양 부모 검증·사후관리 책임을 졌던 홀트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특별감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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