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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없는 삼성, 비상경영 … ‘플랜 B’ 만든다

입력 : 2021-01-20 06:00:00 수정 : 2021-01-19 22: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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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 경영진 조만간 긴급회의
CEO 중심 자율 경영·위기 관리 강화
이재용 ‘옥중 경영’ 코로나로 한계 지적
준법위는 정기회의 등 예정대로 활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되면서 ‘총수 부재’ 상황에 놓인 삼성이 비상경영 채비에 돌입한다.

 

19일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조만간 계열사 중심의 긴급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담은 ‘플랜 B’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전해졌다. 각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자율경영체제를 강화하면서 현재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이다.

 

이 부회장은 굵직한 주요 현안들을 직접 보고받으면서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7년 2월부터 1년간 구속됐을 때도 이 부회장이 직접 중요한 현안을 보고받고, 일부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사령탑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 해체와 같은 해 7월 경기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준공식 때 2021년까지 30조원 투자를 결정한 것 등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 부회장의 일반 접견이 최소 4주간 중지되고, 면회도 변호인을 통하거나 스마트폰 등 전화 접견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영어의 몸으로 경영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의 역할과 입지는 일반적인 전문경영인이 대체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의 의사결정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된 2017년보다 이번이 총수 공백으로 인한 리스크가 훨씬 더 큰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삼성이 ‘4대 미래 성장 산업’ 중 하나로 꼽은 반도체 분야 초격차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계의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는데, 삼성의 경우 전문경영인이 이에 맞설 대규모 투자계획 등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또한 2017년 때는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비록 병석이지만 생존해 있었고, 삼성의 공식 총수도 이 회장이었다. 현재는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삼성의 상징적인 존재가 부재한 상황이다. 구속 상태인 이 부회장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 지분·재산 정리와 막대한 상속세 마련 등의 과정에서 애로까지 감내해야 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지난 1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시스

이 부회장의 최측근이면서 과거 미래전략실의 조정 기능 등을 닮은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정현호 사장의 역할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TF는 이 부회장이 최근 부쩍 강조한 준법경영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의 양형에 기대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예정대로 활동하며 TF와 함께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준법감시위는 오는 21일 정기회의와 26일 7개 삼성 계열사 CEO와의 모임을 진행한다.

 

한편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이 부회장의 재구속에 대해 ‘유감스러운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제임스 김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암참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번 법원 판결은 한국에서 CEO(최고경영자)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예”라며 “한국의 독특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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