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의회 난입'은 예고편?… 바이든 시대, '폭력 시위' 일상화되나 [특파원+]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특파원+

입력 : 2021-01-19 09:06:01 수정 : 2021-01-19 10:20: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바이든 정부, '비정상의 정상화' 기치 내걸고 20일 출범
트럼프 탄핵안·지지자들 '의회 난입 사건' 등 발목 잡아
'의회 사건', 우파 포퓰리스트들 '폭력 시위' 예고편 전망
NYT "美 정치적 분열, 낙태 등 아닌 극단적 충돌 양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치로 내걸고 20일(현지시간) 출범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뒤흔들어 놓은 미국의 시스템을 다시 원상으로 복구하겠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비전이다. 바이든은 두 동강이 난 미국을 다시 하나로 만들기 위해 ‘포용’, ‘화합’, ‘통합’, ‘초당 정치’를 기치로 내걸었다. 그렇지만, 그가 제시한 국정 철학은 미국이 직면한 현실에 비춰볼 때 신기루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널리 퍼져 있다. 

 

바이든 정부 출범과 동시에 시작될 상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태풍의 눈이다. 바이든은 취임 100일 계획이 탄핵 정국의 블랙홀에 빠져들지 않도록 탄핵과 국정 현안 추진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일단 상원에서 탄핵안 논의가 시작되면 바이든이 공화당 진영에 내민 올리브 가지는 한순간에 시들어버릴 수 있다.

 

지난 6일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도 바이든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사법 당국은 이 사건의 주동자들을 색출하고, 공화당 하원 의원 등 의회 내부의 조력자를 심판대에 세울 계획이다. 이 과정을 통해 트럼프 정부를 떠받쳐온 백인 우월주의와 극우 및 우파 포퓰리즘 세력을 제압하려 한다. 문제는 트럼프 정부 4년 동안 미국 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주류 정치권을 위협할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해온 이들 강경 보수 세력이 쉽게 물러날 가능성이 없다는 데 있다.

 

의회 난입 사건은 바이든 시대에 일상화될 가능성이 있는 우파 포퓰리스트들의 무장·폭력 시위 사태의 예고편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기관이나 정치 지도자 습격 등 국내 테러 사태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지적했다. 미국에서 정치적인 분열은 이제 낙태, 총기 소지 등을 둘러싼 이념 대결이 아니라 상대방의 현실 인식을 참지 못하는 극단적인 충돌 양상을 띠고 있다고 NYT가 강조했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에게 한표를 던진 7400만 명가량의 미국인 중 3분의 2가량이 바이든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 플로리다주로 내려가 체류하면서 2024년 대선 재출마 등을 노리고, 바이든 정부 흔들기에 나설 게 확실하다. 이런 정치 환경에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타협하려는 정치인이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USA 투데이가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해결과 경제난 극복이다. 바이든은 새 정부 출범 후 100일 이내에 1억 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1조 9000억 달러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통해 경제 회생에 나설 계획이다. 그렇지만, 미 상원에서 민주, 공화당이 트럼프 탄핵소추안 처리 문제를 놓고 극단적으로 대결하면 바이든 정부의 국정 과제 추진을 위한 입법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주 방위군이 출입을 통제한 채 경비를 서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사태 등 국내 문제에 함몰돼 북한 문제를 포함한 대외 정책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등으로 바이든 정부를 시험대에 세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과의 대결 구도에서도 미국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국이지만, 이 사태를 통제하면서 지난해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경제 성장을 달성했다. 미국이 현재 최악의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빠져있고, 미국 경제는 끝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이 트럼프 시대를 거치면서 국제 사회에서 경제력이나 군사력에 뿐 아니라 도덕적인 지도력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트럼프의 대선 불복 사태 등으로 인해 미국 민주주의 모델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바이든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신나는 발걸음'
  • 천우희 '신나는 발걸음'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