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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비만이나 노화로 인한 ‘세포질 혼잡’ 때문”

입력 : 2020-11-09 15:32:12 수정 : 2020-11-09 15: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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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김재경 교수팀, 수학적 모델로 규명
수면장애의 원인을 밝혀낸 김재경 교수와 김대욱 박사과정(왼쪽부터)

수면장애가 비만이나 노화에 따른 ‘세포질 혼잡’에 따른 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카이스트(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이주곤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세포질혼잡(지방액포와 같은 불순물로 인해 세포내 분자 움직임이 방해받는 상태)이 24시간 생체리듬을 교란하는 원리를 수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인체는 지구의 자전주기인 24시간에 맞춰 생체시계인 ‘서캐디언 리듬’을 작동시킨다. 생체시계에 맞게 호르몬이 분비돼 체온이나 혈압, 식욕, 수면 등이 알아서 조절된다.

 

이 리듬은 뇌 속의 ‘PER 단백질’(포유류의 일주기 리듬을 통제하는 핵심 생체시계 단백질)이 통제하는데, 12시간은 증가했다가 나머지 12시간은 감소하며 24시간 주기로 변한다. 12시간 동안 세포질에 쌓인 PER 단백질이 다시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PER 유전자의 전사(transcription)를 방해함으로써 PER 양을 감소하도록 만드는 원리다.

 

하지만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세포 내 환경에서 어떻게 수천개의 PER 단백질이 한꺼번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는지는 숙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PER단백질의 세포 내 움직임을 묘사한 시공간적·확률론적 모형을 개발해 난제를 해결했다.

 

PER단백질이 핵에 진입하려면 핵 주변으로 충분히 응축돼 인산화가 이뤄져야한다. 하지만 비만으로 인해 지방 액포와 같은 불순물들이 세포질 내에 과도하게 많아지는 세포질 혼잡현상이 발생하면 PER 단백질 움직임이 방해받게 된다. 그 결과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불규칙해져 서캐디언 리듬이 불안정해지고 수면장애도 발생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세포질 혼잡을 유발하는 비만, 치매, 노화 등 질병이 수면 주기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한 것”이라며 “수면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김대욱 박사과정이 공동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지난달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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