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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UAE 수교 소식에 이란 ‘부글’

입력 : 2020-08-17 19:23:37 수정 : 2020-08-17 19: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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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대통령 “커다란 실수” 비판
언론 “UAE, 중동 표적 돼” 으름장
GCC “이란, 내정간섭 말라” 성명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연합뉴스

이란이 최대 적성국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날선 공세를 이어갔다.

1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날 이스라엘과 수교하기로 한 UAE의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며 “단언컨대 UAE에 대한 이란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이란 강경 보수신문 케이한이 1면 사설을 통해 “팔레스타인 민중을 배신한 UAE는 중동 저항조직의 합법적 표적이 됐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 이어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인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15일 UAE·이스라엘 합의를 “커다란 실수”라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이라크, 레바논 등에 있는 시아파 민병대를 동원해 이번 합의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걸프협력회의(GCC)는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란은 타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삼가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UAE의 안보·주권 위협에 맞서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등 6개국으로 구성된 지역 협의체다.

모하마드 알리 아브타히 전 이란 부통령은 “우리는 이웃 아랍국가들이 이란과 맞서기 위해 이스라엘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중동의 중립국’ 오만 등 다른 아랍국들도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이란과 터키 정도만 이번 합의에 공개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핵합의 파기와 제재 복원,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폭사, 레바논 폭발 참사에 따른 헤즈볼라의 정치적 위기에 이어 이번 합의로 이란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UAE와 이스라엘은 외무장관 간 첫 전화통화를 갖고 직통전화를 개설하기로 하는 한편 코로나19 검사장비 공동연구에 합의하는 등 단계적 신뢰 구축 조치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다. 앞서 양국은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병합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아랍국가로서는 이집트(1979년)와 요르단(1994년)에 이어 세 번째, 걸프지역 아랍국가로는 이스라엘 건국 72년 만에 처음이다.

UAE 측은 이번 합의로 ‘이·팔 2국가 해법’이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번 합의로) 1㎡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안 병합 계획이 미국 측 요구로 잠정 중단됐을 뿐이라고 재차 주장해 UAE와 온도차를 보였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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