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은 실전피칭 구속 빨라져… 만원 관중일 땐 최고 구속 찍기도
타자들도 순간 집중력 더 강해져… 신인들에겐 악영향 우려 목소리
‘관중 효과’(audience effect)는 누군가 지켜볼 때 어떤 일을 더 잘 수행하거나 더 못하게 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사회과학이나 심리학에서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기도 한다. 프로야구가 그 효과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는 거대한 실험장이 될 것 같다. 드디어 관중 입장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아직 만석의 10% 수준인 2000명 선에 그치고 있지만 그래도 팬들뿐 아니라 선수들도 감격스럽다.
물론 구호나 응원가, 접촉을 유도하는 응원 등이 제한되는 등 아직은 많은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일부 팬들이 응원가를 부르고 환호성을 지르는 등 육성 응원을 펼쳐 이에 대한 자제를 요구하는 안내 방송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일부 팬들은 더 가까이 앉아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식당이나 카페보다 안전하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어쨌건 이제 관심사는 관중 입장이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린다. 실제 적지 않은 투수들은 관중 효과가 작지 않다고 경험을 털어놓는다. 대체로 투수가 똑같이 전력투구해도 불펜에서 던질 때보다 연습경기에서 던질 때, 그리고 그보다 실제 경기에서 던질 때 구속이 조금씩 빨라진다. 그리고 경기 중에서도 관중이 많을 때 최고구속을 찍는 경우가 많다. 한 투수는 “만원 관중일 때 오히려 집중력이 더 커지면서 응원 소리가 귀에서 사라지고 포수 미트에 집중하게 되는 경험을 한 적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타자들도 순간 집중력이 더 강해진다는 의견이 많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더 타이트한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관중이면 산만한 부분이 있다. 관중이 있으면 선수들에게 긴장감이 생겨 재미있는 야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프로는 관중이 있어야 흥이 난다. 경기에 더 좋은 효과가 있다”고 반겼다.
다만 신인들에게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이민호(LG), 소형준(KT) 등 아직 많은 관중이 익숙하지 않은 신인 투수들이 유독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이 과연 관중 앞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KT 구단 멘털 닥터인 한덕현 중앙대 스포츠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만석의 30% 이하 수준의 관중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오히려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관중은 긍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만원 관중 입장이 가능할 때 진짜 ‘강심장’ 신인이 누굴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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