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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등 20개사 ‘중국군 소유’ 지정… 美, 추가 제재 ‘고삐’

입력 : 2020-06-25 20:43:04 수정 : 2020-06-25 21: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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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美 국방부 문건’ 입수 보도 / 하이크비전·차이나모바일 등도 / 中 인민해방군 후원기업 명단에 / 대통령 비상사태 선언 땐 제재 가능 / 폼페이오 “전 세계, 中위험성 눈떠” / 화웨이와 거래 중단 갈수록 늘어 / 韓 SKT·KT 등 주요통신사 합류 / 명단 공개로 양국 간 긴장 최고조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등 20개 기업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기업으로 지정하고, 추가 금융 제재 가능성을 열어놨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의 관련 문건을 입수해 화웨이와 함께 하이크비전,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중국항공공업그룹(AVIC) 등이 인민해방군 후원 기업 명단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중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미 국방부는 1999년 제정된 법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 또는 지배하는 기업 명단을 만들어 미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 법이 제정된 이래 그런 명단을 제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미 의회는 미국의 첨단 기술을 절취하는 중국의 산업 스파이 활동을 차단할 목적으로 중국 인민군과 연계된 기업의 명단을 제출하도록 국방부에 요구해왔다. 이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은 곧바로 제재를 부과받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추가 금융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 대통령은 이 법에 근거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해당 기업을 제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 미국에서 부품 구매 등을 할 때 미 당국의 허가를 반드시 받도록 했고, 올해 5월에도 반도체 구매와 관련해 추가로 제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와 거래를 끊는 국가와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SKT와 KT를 사례로 소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 세계 시민이 중국 공산당의 감시국가 위험성에 눈을 뜨면서 화웨이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체코, 폴란드, 스웨덴,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덴마크, 라트비아, 그리스 등이 국가 차원에서 화웨이와 거래를 끊었고, 주요 통신 기업으로는 한국의 SKT, KT와 함께 프랑스, 인도, 호주, 일본, 영국의 통신회사가 합류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몇 주 전에 캐나다의 3대 통신회사들이 에릭슨, 노키아, 삼성과 제휴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주요 통신업체들은 25일 싱가포르의 5G 이동통신 네트워크 공급업자로 화웨이 대신 스웨덴의 에릭슨과 핀란드의 노키아를 각각 선정했다. 싱가포르 정보통신부도 전날 이런 계획을 승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워싱턴=AP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성명은 동맹 및 우방국에 반중 노선에 동참할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어서 향후 한국 기업들도 적잖은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정과 명단 공개로 미·중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 및 홍콩보안법 등으로 잇따라 격돌한 데 이어 지난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하자 보복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명단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 국영기업과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기업들이 얼마나 미국 경제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지 경고하는 데는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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