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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수처=만병통치약’ 기대 vs 野 “정권 입맛대로 악용” 우려 [세상을 보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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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출범 앞두고 산넘어 산 / 與, 법안 발의…예정대로 강행 의지 / 처장후보 추천·청문회 등 일정 빠듯 / 野 ‘후보추천위’ 보이콧 땐 방법 없어 / 與선 “제식구 감싸는 檢 개혁 열쇠” / 野선 “검찰 통제수단” 시각차 여전 / 사실상 7월 정상적 출범 불가능 / 정치적 소용돌이 휘말리지 않도록 / 독립기관으로 중립 보호 장치 필요 / 올 연말에나 제기능대로 작동할 듯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7월15일 예정대로 출범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렵다. 공수처 출범 일정을 맞추려면 이달 중 공수처장 후보가 추천돼야 하지만, 국회는 원 구성도 되지 않은 상태다. 공수처장 임명에 필수 요건인 국회법·인사청문회법은 계류 중이다. 여당이 원 구성 협상 전 개원을 강행하고 ‘법사위원장을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고 해 미래통합당과의 갈등이 너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서 “공수처 7월 출범에 차질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공수처 시행을 위한 후속 법안 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과 저희 당은 검찰 통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여야 간 인식 차가 너무 커 해법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월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 현판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장관,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공수처 출범 ‘산 넘어 산’

공수처가 첫발을 떼기 위해서는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이 개정되고,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운영 규칙이 만들어져야 한다. 공수처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지만, 공수처장 임명을 위해선 후보추천위 추천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후속 입법 없이 공수처 출범은 불가능하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 시작 직후 ‘국회법 일부개정안’,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안’,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공수처를 7월 안에 출범시키겠다고 한다. 하지만 통합당은 “공수처법에서 검찰 수사의 이첩 권한 같은 독소조항을 빼야 후속 법안 처리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맞섰다. 후속 입법 과정은 여야 간 기싸움 양상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7월 출범은 어려울 듯

공수처가 7월에 출범하려면 이달 중 공수처장 후보가 추천돼야 한다. 야당이 거부하기 어려운 ‘정치적으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깨끗한’ 후보를 추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인사청문회 과정에 최대 한 달이 소요된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청문요청안이 접수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치고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안에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고, 이후에는 임명할 수 있다. 아직 첫 단추도 안 끼워진 상황이라 공수처 출범 일정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야당 반대하면 공수처장 임명 불가능?

177석을 가진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밀어붙여 후속 법안 통과가 된다 해도 공수처장 임명까진 갈 길이 멀다. 공수처법상 후보자 추천위원 7명 가운데 6명 이상이 동의해야 최종 후보자 2명이 결정된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공수처장 임명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여당에서는 “통합당이 후보추천위원 자체를 거부하면 손 쓸 방법이 별로 없다”고 우려한다. 실제 통합당에선 ‘공수처 출범 무력화 카드’를 거론했다고 한다. 일각에서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려면 올해 말부터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만병통치약’ 與 인식 문제

공수처에 대한 여권의 기대는 매우 크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 대통령의 한결같은 꿈이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였다”고 말할 정도다. 문제는 공수처 출범 이전부터 여권 인사들이 ‘1호 수사 대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한명숙 전 총리 수사팀을 지목해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점이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수차례 “윤 총장 부부가 공수처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조국 전 민정수석을 강도 높게 수사한 검찰 수사팀을 손보겠다고도 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의 재심 필요성을 언급하며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식 사건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이 공수처를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통합당 “정권이 공수처 악용 우려”

통합당은 “공수처가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할 수 있다”며 야당 탄압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난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을 공수처 1호 사건으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은 야당 우려에 기름을 끼얹었다. 법조계에서는 대검찰청 감찰 라인 일각에서 공수처 출범 후 이첩할 검사 비위 관련 첩보를 수집·가공 중이란 얘기가 흘러 나온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여당 인사들이 벌써부터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요구하는 건 큰 문제”라며 “검찰개혁이란 명분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적 중립 실천 의지가 핵심

공수처는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특수한 제도다.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며 독립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지킬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초대 공수처장의 요건으로 ‘정치적 독립성’이 가장 중시되는 이유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권력에 휘둘려왔던 검찰을 개혁한다는 목적에서 공수처가 도입됐지만 오히려 가장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는 조직”이라며 “수사능력이나 정의감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강한 신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cjord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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