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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항공 시대 열렸다… 다음 순서는 ‘화성 관광’

입력 : 2020-05-31 19:09:12 수정 : 2020-05-31 21: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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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페이스X,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 / 나사 주도 우주산업 민간에 위임 / 머스크 18년 만에 유인선 이뤄내 / 러시아 소유스선 빌려 타던 美 / 9년만에 우주최강국 자존심 회복 / 버튼 대신 터치스크린 조작 가능 / 슬림해진 실내용 우주복도 화제 / 발사 현장의 트럼프 “이제 시작” / 머스크 “화성탐사 땐 100명 간다”

미국이 첫 민간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하며 민간 우주항공 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발사 현장을 직접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주 개발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30일(현지시간) 오후 3시22분(한국시간 31일 오전 4시22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올려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다. 39A는 1969년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쏘아올린 영광의 역사를 간직한 발사대다.

 

크루 드래건은 발사 후 12분 만에 추진 로켓에서 모두 분리된 뒤 ISS로 향하는 궤도에 올라섰다. 19시간 동안 비행한 뒤 31일 오전 10시쯤 400㎞ 상공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할 예정이라고 스페이스X가 밝혔다.

 

미국 땅에서 유인 우주선이 발사된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은 2011년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한 뒤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자국 우주 비행사를 태워 우주로 보냈었다. 당초 지난 27일로 예정됐던 크루 드래건 발사가 기상악화로 인해 카운트다운 17분 전에 취소되면서 이날로 연기됐다.

크루 드래건은 화물 운반용 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을 유인 우주선으로 개조한 것이다. 기존 우주선과 달리 전적으로 자동운항하는 데다가 테슬라 전기차처럼 버튼 대신 터치스크린으로 조작되도록 만든 차세대 우주선이다. 기내 기온도 섭씨 18∼27도로 유지된다. 최대 수용인원이 7명이나 이번에는 2명만 탑승했다. NASA의 우주왕복선 비행경력을 가진 베테랑 비행사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이 그 주인공이다.

 

두 우주인은 크루 드래건 좌석에 맞게 제작된 매끈하고 날렵한 우주복을 입고 나타나 발사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과거 아폴로 우주인들이 큰 헬멧과 비대한 복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각각의 체형에 맞춰 3D 프린터로 제작됐고 헬멧과 일체형으로, 우주유영이 아닌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사용되는 실내용이다. 머스크도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우주비행사는 ISS에 도킹하면 1∼4개월가량 체류하면서 자료수집 활동을 한다. 이번 비행의 임무는 크루 드래건과 로켓이 승객을 안전하게 태우고 우주를 다녀올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머스크는 민간 우주 탐사와 관광 시대를 열겠다며 스페이스X를 설립한 지 18년 만에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3개국밖에 없고, 민간 기업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것은 스페이스X가 처음이다. 머스크는 민간인의 달과 화성 우주여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4년에 우주 여행객 100명을 태우고 화성 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지난해 9월 발표한 바 있다.

세계 최고 ‘괴짜’의 상상력 현실로 30일(현지시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스페이스X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인류 최초 민간 유인 우주선인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한 뒤 두 팔을 들어올려 환호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남아공 출신의 머스크는 1971년생으로 캐나다와 미국에서 수학한 뒤 1995년 스탠퍼드대 응용물리학 박사과정을 중퇴하고 온라인 전자 결제업체 페이팔로 대성공을 거둬 이 회사를 이베이에 매각한 뒤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에 이어 2002년에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비행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민간영역에 우주인 비행을 위임하기로 한 NASA의 위험한 도박이 성공을 거둔 것이라며 “스페이스X로서는 2002년 머스크가 화성 여행을 목표로 이 회사를 세우면서 시작한, 실현되지 않을 것 같았던 긴 여정의 절정”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직접 크루 드래건 발사 장면을 참관했으며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도 수많은 관람객이 운집해 환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 연설에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주는 우리가 여태껏 한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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