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장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아내’와의 생활에 비유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여성 단체들은 고위 공직자들의 일상적인 성차별과 여성 혐오 사고가 드러났다고 반발했다.
29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마흐푸드 정치법률안보조정 장관은 지난 26일 공개 석상에서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장관으로부터 어제 들었는데 코로나는 아내와 같아서 통제하려 하면 불가능한 것을 알게 되고, 끼고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언론에 공개된 뒤 여성 단체들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정부의 사고가 얼마나 얕은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공직자들의 일상적인 성차별과 여성 혐오 사고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 여성연대 대표 딘다 니사 유라는 “장관의 발언은 정부가 코로나 통제에 실패해 바이러스와 같이 사는 수밖에 없음을 시인한 셈”이라며 “덴마크, 핀란드, 독일,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대만은 여성 지도자들이 코로나 대응을 더 잘했다”고 성명을 통해 지적했다. 이어 “여성을 무심코 객체화하는 농담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할 뿐”이라며 “해당 발언은 여성이 남성보다 못하다는 시각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경제 파탄을 우려해 최근 감염자 증가세가 계속됨에도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일상)에 적응하자”며 제재 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며 마스크 착용·사회적 거리 두기 등 보건수칙을 지키면서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뉴노멀 시나리오’ 준비를 지시했다. 특히 자카르타, 서자바, 서수마트라, 고론탈로 등 4개 주의 백화점, 시장, 관광지 등 공공장소에 군·경 34만명을 배치해 보건수칙 준수 여부를 감시하도록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는 “관광업종의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보건지침이 철저하게 마련돼야 한다”며 “다른 나라들도 뉴노멀 시대에 맞춰 관광 분야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관광여행사협회는 현재 180개 관광지와 232개 관광 마을이 문을 닫았고, 이로 인해 직원 140만명이 해고됐거나 휴직 상태이며 가이드 등 비공식 근로자 30만명 이상도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번 주에도 매일 400∼600여명씩 증가해 전날 기준으로 총 2만4538명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총 1496명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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