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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영화이야기] 할리우드서 리메이크된 충무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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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5-09 14:00:00 수정 : 2020-05-08 17: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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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내볼까 한다. 다음 2003년 영화들의 공통점은? 

 

‘거울속으로’(감독 김성호, 2003)

‘올드보이’(감독 박찬욱, 2003)

‘장화, 홍련’(감독 김지운, 2003)

 

공통점은 바로 모두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영화라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유난히 한국영화의 해외 리메이크 판권 판매 소식이 많았다. 이제는 어느새 익숙해졌지만, 당시만 해도 신기한 풍경이었다.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니?  

 

최근에도 또 한 편의 2003년 영화인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모든 리메이크 소식이 완성, 개봉 소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설레는 소식임은 틀림없다. 

 

오늘은 할리우드에서 재탄생된 우리 영화들을 좀 살펴볼까 한다. 꽤 많았던 리메이크 예정 영화 중 완성까지 됐던 영화들은 얼마나 될까?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는 ‘시월애’(감독 이현승, 2000)다. 이정재, 전지현 주연의 이 영화는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담은 멜로드라마였다. 당시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도 화제가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영화는 2006년 키아누 리브스, 산드라 블록 주연의 ‘레이크 하우스’(감독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로 리메이크되어,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각기 다른 공간을 비롯해 성우와 의사라는 여자 주인공의 직업, 결말까지 말 그대로 리메이크, 다시 만들어져서 비교하는 재미도 줬다.

 

이후 ‘거울속으로’는 2008년 ‘미러’(알렉산드르 아야)로 완성됐고, ‘장화, 홍련’은 2009년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감독 찰스 가드, 토마스 가드)로 완성되어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다. 비슷한 시기 ‘엽기적인 그녀’(감독 곽재용, 2001)도 ‘마이 쎄시 걸’(감독 얀 사무엘, 2008)로 완성됐고, ‘중독’(감독 박영훈, 2002)도 ‘포제션: 중독된 사랑’(감독 조엘 버그발, 시몬 샌드퀴스트, 2008)도 재탄생됐다.  

 

이렇듯 2000년대 초반 리메이크 소식을 알려온 영화 중 꽤 여러 편이 완성돼 한국영화의 미국영화로의 리메이크 현실이 실감 났지만,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기대만큼의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유난히 리메이크되는 데 시간이 걸린 영화도 있었다. 미국판 ‘올드보이’(감독 스파이크 리, 2013)는 한국판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지나 리메이크되었는데, 꽤 오랫동안 리메이크 소식이 업데이트되다가 완성이 됐다. 미국판에서도 남자주인공이 감금 생활 중 만두만 먹게 될 것인지? 등등 다양한 호기심과 기대를 모았더랬다.   

 

이후에도 ‘추격자’(감독 나홍진, 2008), ‘써니’(감독 강형철, 2011), ‘신세계’(감독 박훈정, 2013), ‘부산행’(감독 연상호, 2016), ‘불한당’(감독 변성현, 2016), ‘극한직업’(감독 이병혼, 2018), ‘악인전’(감독 이원태, 2019) 등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 판매 소식이 들려왔다. 어떤 배우가 캐스팅 될 것 같다는 소식 등도 업데이트 되는 중이다. 

 

미국 이외에서도 한국영화의 리메이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 2014)와 ‘써니’는 중국, 베트남,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리메이크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그 외에 ‘추격자’,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2014) 등은 인도영화로, ‘7번방의 손님’(감독 이환경, 2013)은 터키영화로 리메이크돼 한국영화의 해외 리메이크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더불어 한국 배우들의 해외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리메이크는 늘 호기심을 유발한다. 해외에서 다시 만들어질 정도로 인정받았다는 점도 물론 기분 좋지만, 과연 어떤 식으로 재해석되고, 재탄생 되었을지 늘 궁금하다. 바꿔야할 설정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연 현지 관객들에게도 사랑을 받을 것인가? 

 

이달 17일부터는 미국에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가 드라마 ‘스노우피어서’(감독 스콧 데릭슨)로 완성돼 시즌1 방영이 시작된다고 한다. 제니퍼 코넬리, 데이비드 디그스 등이 출연한 드라마는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더 다양한 나라에서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포맷으로 재탄생되는 한국영화들을 기대해본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위 기사는 외부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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