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 총수 일가 중 지난해 ‘연봉킹’의 자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대부분의 상장사 실적은 떨어졌음에도 보수 총액이 꽤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을 포함한 7개 계열사에서 총 181억7800여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에서 41억1000여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고 호텔롯데와 롯데건설에서 각각 33억3600만원과 25억7000여만원을 받았다. 이밖에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에서도 각 20여억원 보수를 받았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124억6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도 160억원보다 약 35억원 감소한 액수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은 전년보다 12억7600만원 늘어난 90억41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가장 많은 70억원을 받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52억원을 받았다. 정 회장의 연봉은 전년(95억8300만원)보다 26.5% 줄어든 반면, 정 부회장이 수령한 액수는 2018년 29억5100만원과 비교해 75.8% 늘어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SK㈜와 SK하이닉스로부터 각각 30억원씩 60억원을 받았다. 전년과 동일한 금액이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약 5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6월 취임하고 두번째 받은 보수로, 급여 43억3600만원과 상여금 10억6000만원 등을 받았다.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보수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후 2017년 3월부터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은 전년보다 24억원 감소한 26억3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지난해 연봉 210억원으로 금융사 현직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4대 금융지주 CEO 중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이는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으로 보수 총액은 24억9700만원이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정도로 기업 부실을 겪는 와중에도 고문역과 퇴직금 등으로 65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챙겼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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