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사회적 거리두기냐.”
4.15총선을 앞둔 29일 오전 11시쯤 전북 남원 춘향골 공설시장을 찾은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향해 이용호 무소속 후보가 이같이 외쳐대며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후보는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이강래 후보 측 제지를 받고 바닥에 넘어지자 병원에 입원해 ‘폭행 피해’ 관련 입장문을 내는 등 폭력 사태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위원장은 4.15총선 후보 등록 이후 첫 주말인 이날 호남지역 지원 유세에 나서 민주당 후보로 이 지역에 출마한 이강래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지지표를 결집하기 위해 남원 공설시장을 함께 방문했다.
이 위원장이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한쪽에서 대기하던 무소속 이용호 후보(남원·임실·순창) 후보는 “이 위원장에게 인사하고 싶다”며 접근을 시도했고, 민주당 관계자들이 이 후보를 제지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이 위원장의 방문 소식을 접하고 인사를 나누기 위해 시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들의 저지로 만남이 불발되자 ‘사회적 거리 두기’ 위반을 내세우며 현장에서 항의했다. 계속된 항의 소동에 민주당 측과 이 후보 측 관계자들이 뒤엉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이 위원장을 향해 “지역 국회의원 자격으로 인사하러 왔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만큼 막지 말아달라”라며 유세장을 찾은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제지가 지속되면서 양측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얘기하라”, “세몰이를 하지 말라”고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이 후보는 계속된 제지를 받던 중 갑자기 바닥에 넘어졌고, 현장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에 이 위원장 일행은 서둘러 시장 골목을 빠져나가려 하자 이 후보는 뒤따라가 “이것이 사회적 거리 두기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후보는 부상을 이유로 이날 오후 남원의 한 병원에 입원한 뒤 입장문을 내고 ‘폭행 사태’에 대한 공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약속 및 관계자 처벌 협조, 민주당의 사회적 거리두기 솔선수범 등을 요구했다.
이 후보 선대본부 관계자는 “지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이 위원장을 직접 만나 환영 인사를 전하고, 지역 현안 해결을 요청하는 서신을 전달하려 했다”며 “사전에 이런 뜻을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이를 저지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로 엄중하게 법적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시장 내 한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강래 후보와 힘을 합쳐 국립공공의대 설립과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시범사업 등 지역 현안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호남지역 후보지원 첫 방문지인 군산을 찾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산지역 민주당 후보인) 신영대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놓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는 전남 순천시 해룡면을 찾아 해룡면을 찾아 이 지역을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붙인 이른바 ‘쪼개기 선거구 획정’에 반발하고 있는 순천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과정에서 신대지구를 비롯한 해룡면민에게 깊은 상처를 드렸다”고 고개를 숙인 뒤 “다음엔 신대와 해룡면민, 순천시민들이 바라는 대로 선거구로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약속했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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