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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피로 누적’에 ‘생계자금 설전’까지… 쓰러진 대구시장

입력 : 2020-03-27 07:45:06 수정 : 2020-03-27 07: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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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입원 치료 받을 듯… 일각 ‘조롱’도
사진=뉴시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갑작스레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했다. 한 달 넘게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인 대구에서 방역 등을 지휘하며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최근 긴급 생계자금 문제를 놓고 시의회에서 일부 의원과 충돌한 것이 권 시장이 쓰러진 원인으로 꼽힌다. 권 시장은 의식을 되찾았으나 당분간 입원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권 시장은 코로나19 관련 예산안 처리를 위해 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했다.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임시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고, 권 시장이 본회의장 바깥으로 나가는 길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진련 시의원이 다가가 “긴급 생계자금을 왜 현금으로 지원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권 시장은 “제발 좀 그만하세요”라고 호소했지만 이 의원의 항의는 계속됐다. 그러자 권 시장은 비틀거리다 실신했다. 대구시청 직원이 권 시장을 급히 업어 시청 시장실로 옮겼고, 이후 119구급대가 경북대병원으로 이송했다. 권 시장은 직원에게 엎혀갈 때 “난 괜찮아, 괜찮아”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권 시장은 앞서 이날 오전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제정신이 아닐 때가 많다. 몸도 거의 한계 상황에 와 있다”며 “30여일째 사무실에서 야전침대 생활을 하는데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하다. 이해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는 권 시장이 전날 대구시의회 임시회 도중 갑자기 퇴장한 일로 논란이 인 데 따른 해명이다. 권 시장은 “제가 많이 부족해서 그렇다”고도 사과했다. 그는 전날 임시회에서 민주당 이 시의원이 코로나19 긴급 생계지원을 신속하게 집행하라고 촉구하던 중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대구시의회 의장은 이에 “엄중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의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등 안팎에서 대구시의 생계자금 지급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권 시장은 연이틀 이 문제를 두고 이 시의원 등과 언성을 높여야 했던 일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권 시장은 이날 임시회에서도 전날 퇴장에 대해 “어제 너무 어지럽고 구토가 나와 앉아 있을 수 없었다”며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권 시장은 최근 건강 상태도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권 시장은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사흘 뒤인 지난달 21일부터 35일째 시장 집무실의 야전침대에서 생활해왔다. 대구시청 참모진은 “사흘 전부터 시장의 건강 상태가 악화해 수 차례 귀가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날도 권 시장은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임시회가 진행되는 동안 피곤한 듯 줄곳 눈을 감고 있었다. 전날 시의회 임시회에서 퇴장한 뒤에는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경북대병원은 “내원 당시 권 시장은 피로 누적으로 인한 구토, 어지럼증, 흉통, 저혈압, 안구진탕 등 증세가 있었다”설명했다.

 

병원 측은 권 시장이 응급실에 입원한 뒤 의식을 찾았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실시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권 시장은 신경과, 심장내과 진료와 정밀 검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병원 측은 여러 검사를 한 뒤 상태를 보고 권 시장의 퇴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하루 정도 권 시장의 상태를 지켜본 뒤 향후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은 채홍호 행정부시장이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온라인 공간에선 “진짜 실신한 게 맞느냐”거나 “연기”, “쇼”라는 등 조롱도 일부 나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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