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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오가는 하늘길 끊긴다… 10여개국서 한국인 입국 제한 발령 [코로나19 비상]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24 18:56:54 수정 : 2020-02-24 22: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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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코리아 포비아’ 확산 / 모리셔스, 입국 관광객들 의심 증상 / 36명 전원 격리… 임신부도 포함 / 당국 “모리셔스에 항의… 영사 급파” / 이스라엘 韓 항공기 회항 사태로 / 귀국 예정 한국인 발묶여 숙소대란 / 호텔 수용 거부… 주민들 반대시위 /뉴질랜드도 한국행 항공편 중단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한국을 거쳐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막거나 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공식 제한 조치를 발령한 나라는 24일 오후 8시 기준 총 16개국이지만 갑작스럽게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한 한국인을 증상이 없어도 격리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각 국가에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흐름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에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 30여명의 입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등으로 보류됐다. 사진은 24일 새벽 현지의 별도 시설에 격리된 한국인들의 모습. 독자 제공

◆갑작스러운 입국 금지로 피해 속출

 

공식 조치를 발표하고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경우 그나마 대처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갑작스러운 입국 금지 혹은 제한 조치다. 현지 언론에서 먼저 발표가 나면서 외교부와 해당 국가 간 확인과 시차가 있는 경우도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는 보건 당국 결정에 따라 한국인을 일단 격리 조치한 뒤 각료회의에서 입국금지 공식 조치를 논의 중이다. 23일(현지시간) 모리셔스 정부는 자국에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 36명 중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발견됐다는 판단에 따라 4명을 인근 병원으로, 나머지 32명을 인근 시설로 이송, 격리했다. 이들 중에는 임신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 매체는 이날 대구에서 출발해 다낭에 도착한 여객기에 탄 한국인과 베트남인 80명을 인근 병원에 격리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찌민시도 지난 23일 밤부터 24일 새벽까지 한국에서 입국한 575명 가운데 대구 출신 한국인 3명을 병원에 격리했다. 이들 중 2명은 호흡기 질환 증상이 없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인들의 숙소 확보 대란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대한항공편으로 도착한 한국인 177명을 그대로 태워 돌려보내면서 이 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한국인 100여명의 발이 묶인 것이다. 다수 현지 호텔이 이들의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 내 한국인 200여명을 예루살렘 근처 군 기지에 격리 수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퍼지면서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타이어를 태우며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4일(현지시간)부터 전세기를 이용해 자국에 체류 중인 한국인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정부가 항의하고는 있지만, 근거로 삼을 만한 국제 규범이 딱히 없다. 규모가 작은 나라이거나 관광산업에 경제를 의존하는 나라들에서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 많고, 조치도 극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현지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의 기자간담회에 배석해 한국의 방역 노력을 설명하면서 과도한 조치를 취하지 말아 달라는 점을 주재국에 요청하도록 전 공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25일에는 주한 외교공관을 상대로 정부 노력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흐름을 되돌리기가 당분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로 가는 중에 입국 금지를 당한 한국인 여행객들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오가는 ‘하늘길’ 막고 여행 금지·자제 요청

 

자국민에 한국 여행을 금지를 검토하거나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나라들도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은 자국민에게 한국의 코로나19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한국 여행 금지를 검토 중이다. 대만 외교부도 전날 한국 여행 경보를 여행 자제 직전 단계인 2단계(황색)로 격상했다.

 

한국을 오가는 ‘하늘길’도 막히고 있다. 항공사 에어뉴질랜드는 오클랜드와 서울 간 운항을 다음 달 8일부터 6월 말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타이 에어아시아엑스 역시 다음 달 6일부터 26일까지 기존 하루 3회, 주 21회 운항하던 한국행 항공편을 하루 2회, 주 14회로 축소하며, 국영 타이항공도 한국을 비롯한 8개국을 운항하는 항공편을 일부 취소할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뱀부항공은 오는 26일부터 한국을 오가는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다음 달 2일까지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차단한다고 24일 밝힌 몽골 국가비상위원회는 모든 한국발 항공편의 운항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여행사들은 다음 달 말까지 한국 여행상품을 전면 취소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마카오 항공사인 에어마카오도 다음 달 1일부터 28일까지 인천∼마카오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홍주형·임국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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