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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재량으로 진단 검사… 병원 혼란·감염 증가 우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07 19:08:11 수정 : 2020-02-07 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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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감염학회 간담회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도 7일부터 의사의 판단 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확진자 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감염학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검사를 수행하는 50여개 민간 의료기관에 많은 사람이 몰리며 혼란을 빚고 이곳에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의사 판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사할 경우 병원 혼란이나 감염 증가가 걱정된다는 견해를 내놨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24번째 확진자가 나온 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실 앞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일 대한감염학회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자들이 검사를 원하며 선별진료소에 몰리고, 이로 인해 발견해야 할 환자는 놓치거나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의사의 재량권이 있다는 부분은 굉장히 긍정적이지만, 과잉진료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누구나 다 검사해서, (진단) 현장이 마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의료기관에서 하루에 2000여건 정도의 검사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의심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되면, 이런 의료기관이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의 ‘발원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또 “텐트, 음압격리실이 하나씩 있는 등 대부분 선별진료소는 시설이 열악하다. 여기서 전파될 가능성도 높다”며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를 겪고 이번에 (신종 코로나를) 또 겪고 있지만, 공공 의료체계는 바뀐 게 하나도 없다”고 질타했다. 김성란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장(고대구로병원 감염관리팀장)도 “감염자인 사람과 아닌 사람이 서로 (진료소에서) 접촉하며 감염되는 게 아닐까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증 환자들이 앞다퉈 병원을 찾게 된다면 의료기관이 되레 바이러스 전파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데 공통적인 우려감을 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초기 증상이 감기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미미한 것도 진료소 내 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신종 코로나 감염은 감기와 감별이 어렵다. 감기가 유행하는 겨울철이라 더 어렵다”고 밝혔다. 백 이사장은 또 “(감염 여부가) 궁금해서 왔는데 진료소에서 진짜 환자를 만나 감염될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경증으로 ‘타이레놀’을 먹고 지낼 상황이라면 바로 진료소를 찾지 말고 자가 격리하며 지내다가 2~3일 뒤에도 계속 나빠지면 그때 검사를 받는 게 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상과 감기를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 확진돼서 오는 사람은 약간의 한기, 근육통, 목 아픔, 기침으로 오는데 임상의사가 이런 증상으로 구분하기 대단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신종 코로나 확산 단계가 현재 ‘지역사회 전파'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전파단계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연결고리가 없는 감염자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역시 “중국에서는 당연히 2, 3차 감염이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우한 지역과) 연관성 없는 사례가 한두 명인데, 더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김태형 교수는 입국 제한 확대와 관련해서는 “여러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어떤 형태든 학회에서 처음 제출한 권고안을 중심으로 대정부권고안을 냈을 때 후베이성만 가지고 하는 건 부족하다고 했다. 이제 위험환자를 줄여주기 위해 위험지역을 넓게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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