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어깨가 보이는 드레스 차림의 국회 의사진행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뒤, 여성의 성차별 피해 현실을 주장했던 영국의 여성의원이 현지 여성단체를 위한 지원금을 마련하겠다며 자신이 입었던 드레스를 경매에 부쳤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트레이시 브레이빈 의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 검은 드레스 경매 글을 게재했다.
브레이빈 의원은 자신의 이름을 줄인 것으로 보이는 ‘trbra_219’이라는 아이디로 게시한 글에서 “각종 보도가 나온 뒤 매장에서 이 드레스가 증발했다”며 “낙찰액은 영국 여성 청소년을 위한 자선단체인 ‘걸 가이딩(Girlguiding)’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브레이빈 의원이 경매에 부친 드레스는 다소 홀쭉한 모양의 ‘펜슬 드레스’며, 우리나라 의류 사이즈로 환산하면 77에 해당한다.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브레이빈 의원의 드레스 경매에 60명이 응했으며, 920파운드(약 142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앞서 브레이빈 의원은 지난 4일 하원에서 긴급 질의를 제시하며,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법안 로비 방안과 언론 대응 방식을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의 시선은 어깨가 드러난 그의 의상으로 향했다. 트위터에서 몇몇 누리꾼들은 “의회에 적합하지 않은 의상이다”라며 “몸을 파는 여자 같다” 등의 원색적인 조롱을 쏟아냈다.
그러자 브레이빈 의원은 트위터에서 “너무 많은 분들이 메시지를 보내 일일이 답할 시간이 없다”며 자신은 헤픈 여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노동당 예비내각의 문화부 장관인 브레이빈 의원은 정계 내 성차별 문제에 대해 꾸준히 발언해 온 인물이며, 지난해 12월 총선 직전 당 주요 관계자들이 여성 의원들을 대상으로 차별 운동을 펼쳤다며 크게 반발한 적도 있다.
논란이 그치지 않자 브레이빈 의원은 다음날인 5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일은) 여성이 겪는 매일의 성차별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비난이 평범한 일터에서 나 혼자 겪은 일이라면 그냥 넘길 수 있지만, 영국 전역 나아가 전 세계에 매 순간 이러한 ‘평가’를 견뎌내는 여성들이 있으므로 내가 확실히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다시 한 번 같은 옷을 입고 의회에 등장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브레이빈 의원은 “젊은 여성들은 남성의 ‘시선의 대상’이 된다”며 “여성의 의상, 그리고 외형은 남성들의 자유로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권력을 갖고 있는 강력한 여성에게 남성들이 도전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그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일이다”라고도 지적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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