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무명배우 전현식은 왜 봉국봉·봉신주가 됐을까(궁금한이야기Y)

입력 : 2020-01-31 22:00:25 수정 : 2020-01-31 22:57: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배우 전현식이 31일 오후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해 자신에게 황당한 배우·감독수업을 지시한 친구에 대해 말하고 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무명배우 전현식이 오랜 기간 친구에게 이상한 영화배우, 감독 수업 및 처우를 받아온 사실을 방송에서 털어놨다.

 

31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전현식이 친구 A씨로부터 받은 수상한 수업이 공개됐다.

 

폐허가 되어 출입이 폐쇄된 경기 광주시 소재 곤지암 정신병원에 5년 전 한 남성이 들어섰다. 다름 아닌 전현식이었다. 그는 왜 이런 기이한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

 

방송에 따르면 보디빌더 출신으로 5년 전만 해도 헬스장을 비롯한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던 청년 사업가 전현식은 당시 헬스장 직원으로 만난 A씨로부터 영화배우, 감독으로 대성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자신을 중국에서 온 수천억원대 재력가의 예비사위라고 소개한 A씨는 “내 지도를 따르기만 하면 영화 제작비까지 투자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고 한다.

 

A씨가 제시한 배우 수업의 첫 번째 관문은 담력 시험이었고, 이에 곤지암 정신병원을 찾은 것이다.

 

A씨는 나아가 “고소공포증을 없애라”며 번지점프를 시켰고, “이미지 변신을 하라”며 삭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현식은 그 지시에 따라 미키마우스 문신도 새겼다.

 

A씨는 전현식을 감독, 주연으로 한 정치깡패의 일대기를 영화화하겠다며 실존 인물과의 만남까지 주선했고, 이를 철석같이 믿은 전현식은 사업을 접고 시나리오 작업에 매진했다. 택시 관련 시나리오를 쓰라는 A씨의 지시대로 택시 운전을 했고, 다시 정육점에 취직하는 등 여러 번 직업을 바꿨다.

 

급기야는 이름을 바꿔야 운이 트인다며 ‘봉국봉’, ‘봉신주’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게까지 했다. 실제로 전현식은 봉신주라는 이름으로 실존 정치깡패를 소재로 한 영화 ’용팔이’의 연출과 출연에 나섰지만, 제작이 무산됐다.

 

이후 A씨가 다시 제시한 예명이 봉국봉이다. 더구나 A씨는 이런 황당한 배우, 감독 수업을 해주면서도 활동비나 월급 명목으로 월 300만원을 받아갔다고 한다.

 

A씨는 자신을 제작진의 추궁에 “친구로서 장난이었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결코 전현식을 속일 의도는 없었고 친구 사이에 거짓말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오히려 자신에게 속은 상대의 잘못이 더 크다고 적반하장식으로 나왔다.

 

이후 전현식은 제작진이 전한 A씨의 말을 듣고는 ”설마 진심은 있겠지 했는데, 내가 이런 걸 당하다니…”라며 눈물을 흘렸다.  

 

A씨와 직접 대면한 전현식은 ”정말로 네가 (돈까지) 받아가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A씨는 ”나는 네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대꾸했다.  

 

이후 A씨는 제작진에게 전현식에게 황당한 요구를 해왔던 진짜 이유를 털어놨다.

 

A씨는 ”솔직히 골탕 먹였다”며 “(5년 전) 이 친구가 나를 종 부리듯 했다. 자긴 대표, 난 직원 식으로”라고 그간 품었던 앙심을 털어놨다.

 

이어 ”주위 사람한테도 안 좋게 하는 걸 내가 봐왔고. 내가 그러면 거짓말하자고 했다”며 피트니스 직원들을 대표해 복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전해들은 전현식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믿은 제가 크게 잘못했다”며 ”이제는 친구가 아니니까,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됐는데,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댄다”고 토로하고는 다시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보란듯이 배우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